[그대가 사는 숲] 편
가죽나무
김 재 황
사돈이 잘됐다면 괜히 배가 아프던가,
구석진 곳 들어가서 홀로 속을 끓이다가
못생긴 사마귀 하나 불거지게 되었네.
잘난 이 살고 보면 못난이도 있을 텐데
나쁘다고 또 말하면 나쁜 이가 되는 것을
공연히 ‘냄새가 난다!’ 트집 잡게 되었네.
짧은 것 기다란 것 비교하여 웃지 마라,
살과 피의 사랑보다 네 그늘을 생각하니
저 멀리 하늘나라에 사는 나무 되었네.
(1994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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