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대가 사는 숲] 편
이팝나무
김 재 황
굶고서 가는 길은 허위허위 긴 고갯길
오뉴월 긴긴 날을 거친 숨결 몰아쉬면
멀찍이 보이는 곳에 흰 쌀밥이 놓인다.
안개가 피는 날은 배고프니 산새 울음
가난한 꿈길 속에 차린 밥상 보이는가,
배에서 꼬르륵 소리 지친 발길 잡는다.
맑은 물 마셨어도 뭉게뭉게 피는 구름
손나팔 부는 대로 더듬어 간 춤사위여
빈 그릇 길게 내밀고 깨달음을 얻는다.
(1994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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