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콩제비꽃 그 숨결이] 편
삼대
김 재 황
힘들게 땅을 파며 믿을 것은 하늘이라
가난한 살림살이 즐기시던 할아버지
산처럼 침묵 속에서 온갖 바람 모으셨다.
바람을 물려받고 만주 가신 내 아버지
어렵게 동튼 날에 철새처럼 잘 오셔서
나라에 몸이 매인 채 한겨울을 넘기셨다.
어느 날 군화 소리 어린 가슴 눌렀는데
밤이면 살아나서 골을 따라 불던 바람
이제는 숲만 붙들고 이 목숨을 풀어 간다.
(2001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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