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시조

한려해상국립공원/ 김 재 황

시조시인 2023. 6. 23. 06:05

[국림공원 기행] 편

 

              한려해상국립공원

 

                                             김 재 황


(1)
찢기는 고통으로 저 먼동은 문을 열고
걸맞게 숨을 트는 금산으로 바람 소리
높직한 바위망대가 밝은 마음 받아 낸다.

한산섬 앞바다에 북소리가 들릴 때면
외로운 수루에는 임의 걸음 다시 멎고
충렬사 푸른 모습을 팔손이가 닮고 있다.

(2)
두둥실 물결 타고 흔들리는 숲 만나면
어렵게 둥지 찾는 왜가리의 날개 소리
치자꽃 하얀 목숨이 귀엣말을 들려준다.

마음이 이어져서 덜 외로운 남해의 섬
언덕에 우뚝 서서 꽃향기에 취해 볼까
볼수록 고운 유자도 철을 더해 익어 간다.

무거운 걸음걸이 저 나그네 지쳐 눕고
돌아선 얼굴들은 슬픈 표정 감추는데
팔색조 지친 넋마저 노자산에 짐을 푼다.

(3)
연륙교 두드리는 가슴 여린 사람마다
추위를 안고 나는 시누대의 화살 소리
오동도 타는 동백꽃 그 아픔이 뚝뚝 진다.

널따란 품속으로 기어드는 아기 섬들
자장가 한 소절에 절로 눈이 감기는가,
모정 큰 망망대해만 비늘 돋는 꿈을 본다.
                                           (2002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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