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 風霜이 섯거친 날에 / 송순
[원본]
風霜이 섯거친 날에 갓픠온 黃菊花를
金盆에 가득다마 玉堂에 보내오니
桃李야 곳이온양마라 님의 뜻을 알괘라
[역본]
바람서리 치는 날에 방금 피운 노란 국화
좋은 분에 가득 담아 홍문관에 보내시니
봄꽃아 꽃인 척 마라 임금님 뜻 알겠구나.
[감상]
송순(宋純 1493~ 1583)은 조선 시대 명종 때의 문신이다. 본관은 신평(新平), 자(字)는 ‘수초’(遂初) 또는 ‘성지’(誠之)이고 호(號)는 ‘면앙정’(俛仰亭) 또는 ‘기촌’(企村)이다. 시호(諡號)는 ‘숙정’(肅正)이다. 1519년 문과에 급제한 후에 벼슬이 좌찬성(左贊成)에 이르렀는데, 말년에는 담양(潭陽)에 은거하여 ‘면앙정’(俛仰亭)이란 정자를 짓고 책을 읽으며 지냈다. 퇴계(退溪)의 선배이고 농암(聾巖)의 후배로 영향이 크다. 주요 저서로 기촌집(企村集)과 면앙집(俛仰集) 및 시조 몇 수가 전하고 있다.
이 시조의 제목은 원래 ‘자상특사황국옥당가’(自上特賜黃菊玉堂歌)로, 줄여서 그냥 ‘옥당가’(玉堂歌)라고 부른다. ‘옥당’이란, 홍문관의 별칭으로 경적(經籍)이나 문한(文翰) 및 고문(顧問) 따위의 일을 맡아 보던 곳이다. 어느 날, 명종은 어원(御苑)의 국화를 홍문관에 보내고 노래를 짓게 했다. 그런데 옥당관이 당황하여 짓지 못하고, 의정부(議政府)에서 당직을 보던 송순에게 대신 짓도록 하여 보냈다고 한다. (시조시인 김 재 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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