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7. 시져리 하 슈상하이/ 장경세
[원본]
시져리 하 슈상하이 마음을 둘대 업다
喬木도 녜 갓고 世臣도 가자시되
議論이 여긔져긔하니 그를 몰나 하노라.
[역본]
이 때가 심상찮아 마음을 둘 곳 없다
중신들도 예전 같고 신하들도 갖췄지만
분쟁이 아니 끊이니 그걸 알지 못한다.
[감상]
장경세(張經世 1547~ 1615)는 조선 중기의 문장가이다. 본관은 흥성(興城), 자(字)는 ‘겸선’(兼善)이고 호(號)는 ‘사촌’(沙村)이다. 1589년 증광문과(增廣文科)에 병과로 급제하고 몇 벼슬자리를 거친 뒤에, 1602년 노모를 모시기 위하여 금구현령을 자청하였으며 그 이듬해에 벼슬을 그만두고 시문을 즐기며 여생을 보냈다.
초장에서 ‘시져리’는 ‘시절이’라는 뜻. ‘하 수상하다’는 말은 ‘참 심상찮다’는 뜻이라고 본다. ‘하’는 ‘아주’ 또는 ‘대단히’라는 뜻이다. 가락에 맞추기 위해서 그냥 ‘심상찮아’라고 했다. 중장에서 ‘교목’이니 ‘세신’이니 하는 말들은 아마도 고전 ‘맹자’의 책에 기술되어 있는(양혜왕 편) ‘교목세신’(喬木世臣)에서 나온 말이 아닌가 한다. 이는, ‘단지 문벌이 이어지는 것만이 아니라 여러 세대 동안 덕을 닦고 임금을 보좌하여 국가가 오래 다스려지도록 한 공이 있는 집안의 신하’를 뜻한다고 한다. 그래서 ‘중신’과 ‘신하’라고 했다. ‘의론’은 ‘분쟁’으로 보았다. ‘沙村集’에 있다. (시조시인 김 재 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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