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고시조 감상

이바 이 집 사람아/ 정 철

시조시인 2023. 12. 21. 06:50

50. 이바 이 집 사람아/ 정 철

 

[원본]

 

이바 이 집 사람아 이 세간 엇디살리

솟벼 다 따리고 죡박귀 다업괴야

하물며 기울 계 대니거든 누를 밋고 살리.

 

 

 

[역본]

 

여봐요 이 사람아 살림 이래 어찌 살까

솥 따위 다 깨지고 쪽박마저 다 없구나

게다가 술 취해 사니 누굴 믿고 살겠나.

 

 

 

[감상]

 

  정철(鄭澈 1536~ 1593)은 조선 중기의 문인이며 문신이다. 본관은 연일(延日), ()계함’(季涵)이고 호()송강’(松江)이다. 1561년에 진사시에 1등을 하고 이듬해에는 문과 별시에 장원급제하여 벼슬길에 올랐다. 여러 관직을 지내고, 45세 때에 강원도관찰사가 되었을 때 가사문학의 대가로서의 기질을 발휘했다고 한다. 그 후 55세 때는 좌의정에 올랐고 인성부원군(寅城府院君)에 봉해졌다고 전한다.

  이 시조 작품에서 솟벼솥 따위를 가리킨다고 한다. 그래서 그대로 따랐다. , ‘따리고깨뜨리고의 뜻이라는데, 운율에 맞추기 위하여 깨지고로 바꾸었다. ‘죡박귀바가지를 가리키는데, 나는 그저 쪽박으라고 했다. ‘다 업괴야모두 없구나라는 뜻이다. 그리고 종장에 기울 계 대니거든이라는 말은, ‘술에 취하여 비틀거리고 다니거늘이라는 뜻인 성싶다. 그래서 나는 이를 풀어서 그냥 술 취해 사니라고 소리걸음을 맞추었다. 어려운 서민들 살람살이를 표현했다고 본다 (시조시인 김 재 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