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4. 白岳山下 옛자리에/ 안 민 영
[원본]
白岳山下 옛자리에 鳳闕을 營始하샤
經之營之 하오시니 庶民이 自來로다
아모리 勿亟하라사되 不日成之 하더라.
[역본]
북악산 밑 옛자락에 경복궁을 중건하니
백성들이 절로 와서 공사 일에 참여했지
아무리 서둘지 말라, 며릴 안에 끝냈네.
[감상]
안민영(安玟英)은 조선 후기의 가객으로, 태어난 해는 1816년이라고 하는데, 이 세상을 떠난 해가 밝혀지지 않았다. 서얼 출신이다. 자(字)는 ‘성무’(聖武)이고 호(號)는 ‘주옹’(周翁) 또는 ‘구포동인’(口圃東人)이라고 한다. 성품이 고결하고 운치가 있으며 산수를 좋아하고 명리를 구하지 않았다는 평을 듣는다. 1876년 스승인 박효관(朴孝寬)과 함께 가곡원류(歌曲源流)를 편찬하여 시조문학을 모두 잘 정리했다.
이 작품은 경복궁 중건을 찬양한 것이다. 경복궁은 1865년에 시작하여 1867년 11월에 근정전과 경희루가 왕성되었는데, 이를 축하한 작품이다. 초장에서 ‘백악산’은 ‘경복궁 뒤편의 북악산’을 가리킨다. ‘봉궐’은 ‘임금님이 계시는 대궐’인데, 여기에서는 ‘경복궁’을 나타낸다. 그래서 나는 그대로 ‘경복궁을 중건한다.’라고 풀었다. 중장을 본다. ‘중건 소식을 듣고’의 문장은 생략했다. 백성이 스스로 왔다니 얼마나 좋은 일인가? 종장에서 임금이 서둘지 말라 했다지만, 덕담인 줄 다 안다. (시조시인 김 재 황)
'새 고시조 감상' 카테고리의 다른 글
大川바다 한가온대/ 김 춘 택 (0) | 2023.12.21 |
---|---|
大哉라 吾王苑囿/ 안민영 (1) | 2023.12.21 |
白雲이 이러나니/ 윤 선 도 (1) | 2023.12.21 |
白雲은 簷下의 자고/ 작가 미상 (1) | 2023.12.21 |
무서리 술이되야/ 작자 미상 (1) | 2023.12.2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