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6. 大川바다 한가온대/ 김 춘 택
[원본]
大川바다 한가온대 뿌리업슨 남기나셔
가지난 열둘이요 닙흔 삼백예순이라
그남게 여름이 열리되 다만 둘이 열녓더라.
[역본]
큰 바다 한가운데 뿌리 없는 나무 나서
가지는 열둘이고 돋은 잎은 삼백예순
나무에 열매 열리되 다만 둘이 있구나.
[감상]
김춘택(金春澤 1670~ 1717)은 조선 중기의 문인이다. 본관은 광산(光山), 자(字)는 ‘백우’(伯雨)이고 호(號)는 ‘북헌’(北軒)이다. 김만중(金萬重)의 종손(從孫)으로 시와 글씨에 뛰어났다고 한다. 다섯 번이나 영해(寧海)로 유배되고 세 번이나 감옥에 갇혔으나 충효의 절개를 지켰다고 알려져 있다. 종조부 김만중의 소설인 ‘구운몽’과 ‘사씨남정기’를 한문으로 번역하였다고도 한다. 저서로 ‘북헌집’이 남아 있다.
큰 바다에 뿌리 없는 나무가 생겨나서 서 있는 것. 이건 평범한 일이 아니다. 이 나무는 근본이 없는 나무에 불과하지만 홀로 서서 환경을 이겨내고 12달 360일을 버텨서 열매를 맺었다. 그 2 개의 열매! 여기서 다시 앞으로 돌아간다. ‘뿌리 없는 나무’는 무얼 가리키나? 나는, ‘유배당한 작가 자신’이라고 본다. 유배지는 제주도이다. 그야말로 ‘바다 한가운데’이다. 그는 거기에서 두 권의 책을 저술했다. 즉, ‘주자시설’(朱子是說)과 ‘설학강리’(說學講理)이다. 이게 바로 그 2개의 열매이리라. (시조시인 김 재 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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