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3. 白雲이 이러나니/ 윤 선 도
[원본]
白雲이 이러나니 나무끗치 흔덕인다
밀물에 西湖이오 혈믈의 東湖가쟈
아희야 白蘋紅蓼는 곳마다 景이로다.
[역본]
흰구름 일어나니 나무 끝이 흔들린다
밀물에는 서호 가고 썰물에는 동호 가자
붉고 흰 ‘여뀌 마름 꽃’ 어디에나 곱구나.
[감상]
윤선도(尹善道 1587~ 1671)는 조선시대의 중기와 후기의 문신이자 작가 및 음악가이다. 본관은 해남(海南), 자(字)는 ‘약이’(約而)이고 호(號)는 ‘고산’(孤山) 또는 ‘해옹’(海翁)이라고 한다. 1613년 진사시에 급제하였고, 1628년 별시문과(別試文科)에 장원으로 합격하였으며 1634년 증광문과(增廣文科)에 급제하였다고 한다. 여러 관직을 거친 후, 보길도(甫吉島)에 은거하였고, 그 때 보길도를 배경으로 ‘어부사시사’를 지었다고 전한다. 또, 양주의 고산(孤山)에 은거하기도 했으며, 1657년 동부승지에 이르렀다고 한다. 일생 중 여러 번이나 파직 및 유배를 겪었다고도 한다.
초장에 ‘흔덕인다’는 ‘흔들린다’로 본다. 왜 흰구름이 일어나니 나무 끝이 흔들린다라고 했을까. 좋은 날씨를 예상함일까? 중장으로 가면, ‘밀물이든 썰물이든 호수가 좋다.’라는 뜻일 것 같다. ‘백빈홍료’는 흰 마름꽃과 붉은 여뀌꽃을 나타낸다. 이 꽃들은 호수 근처에서 쉽게 볼 수 있다. 그러니 자주 호수를 찾을 수밖에 없다. (시조시인 김 재 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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