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고시조 감상

져 건너 큰 기瓦집/ 송계연월옹

시조시인 2023. 12. 25. 11:06

94. 져 건너 큰 기瓦집/ 송계연월옹

 

[원본]

 

져 건너 큰 기집 위태히도 기우런네

저집 사람들은 아는다 모라는다

어데가 긴나모 어더 괴와두면 됴흘다.

 

 

 

[역본]

 

저 건너 큰 기와집 위태롭게 기울었네

저 집 사는 사람들은 아는가 모르는가

어디서 긴 나무 얻어 과어 두면 좋겠다.

 

 

 

[감상]

 

  송계연월옹(松桂煙月翁)은 조선 영조 때의 가인(歌人)이라고 한다. 태어난 해와 이 세상을 떠난 해는 밝혀지지 않았다. ‘고금가곡’(古今歌曲)의 편찬자라고 하는데, 이름은 모르고 송계연월옹은 호()라고 짐작한다. 이 시조로 보아서 젊어서 벼슬을 하다가 만년에 강호로 돌아왔다고 여겨지며, 일흔 살에 고금가곡’(古今歌曲: 심심풀로 썼다고 함)을 편찬하여 그 안에 자작 시조 14수를 붙였다고 전하고 있다.

  이 작품은 고금가곡(古今歌曲) 14수 중 네 번째이다. 초장을 본다. 저 건너 큰 기와집을 보니 위태롭게 기울었다고 한다. 남의 집이지만, 무너질지도 모를 상태이니 어찌 걱정이 되지 않겠는가. 참으로 보기에 위험스러웠던 모양이다. 중장을 본다. 저 집에 사는 사는 사람들은 그 사실을 아는지 모르는지 모르겠다고 했다. 남인 자기도 이렇듯 걱정스러운데-. 종장을 본다. 어디서 긴 나무를 얻어다가 괴어 두면 좋겠다고 한다. 이게 바로 惻隱之心이다. 어짊의 단초이다. 어찌 착하지 않으랴. (시조시인 김 재 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