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8. 젓 소래 반겨 듯고/ 작가 미상
[원본]
젓 소래 반겨 듯고 姑蘇城 올나가니
寒山寺 한 바람의 취한 술 다깨거다
아희야 酒家 何處오 典衣沽酒하리라.
[역본]
피리 소리 반겨 듣고 고소성을 올라가니
한산사 찬 바람에 취한 술이 다 깨겠다
여보게 술집 어딘가 옷 잡히고 술 사리라.
[감상]
초장을 본다. ‘젓 소래’는 ‘피리 소리’를 나타낸다. 그리고 ‘고소성’에서 ‘고소’는 ‘중국 춘추전국시대의 오(吳)나라 서울’이고, 지금의 강서성 소주부를 말한다. 여기에 고소대가 있는데, 오나라 왕인 부차(夫差)가 월(越)나라를 쳐서 얻은 미녀 서시(西施)를 위해 쌓았다고 한다. 피리 소리가 나니까 고소성으로 올라갔다고 하니 그 성이 높은 것을 알겠다. 중장으로 간다. ‘한산사’는 ‘중국 소주의 풍교진에 있는 절 이름’이다. 한산사는 장계(張繼)가 지은 ‘풍교야박’(楓橋夜泊)이라는 한시로 널리 알려지게 되었다. ‘풍교야박’의 시는 배를 타고 가다가 날이 저물어 배를 대 놓고 머물며 지은 시라고 한다. 그러니 찬 바람이 불 수밖에. 그리고 찬 바람이 부니 술이 깰 수밖에. 종장으로 간다. 술이 깼으니 한 잔 더 마셔야 한다. 그래서 젊은이에게 여기 술집이 어디 있는가를 묻는다. 돈이 없으니 어찌하겠는가. 입은 옷이라도 잡히고 술 한 잔은 꼭 마셔야 하겠다. 옷을 정말 잡히진 않겠지만, 그 뜻이 강하다. (시조시인 김 재 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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