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고시조 감상

져 님의 눈즛 보소/ 작가 미상

시조시인 2023. 12. 30. 19:40

155. 져 님의 눈즛 보소/ 작가 미상

 

[원본]

 

져 님의 눈즛 보소 에우린 낙시로다

져 낙시 거동 보소 날 낙을 낙시로다

두어라 낙기곳 낙그면 낙겨 볼가 하노라.

 

 

 

[역본]

 

임 보낸 눈짓 보소, 약간 굽은 낚시이다.

낚시하는 행동 보소, 나를 낚는 낚시이다

괜찮다, 낚기만 하면 낚여 볼까 한단다.

 

 

 

[감상]

 

  초장을 본다. 여기에서 눈짓추파’(秋波)를 말한다. 이성의 관심을 끌기 위해 은근히 보내는 눈길이다. 이 눈짓에 걸리면 못 빠져 나간다. 그만큼 위력이 크다. ‘에우린에굽은이라는 뜻인데, 약간 휘우듬하게 굽었다는 말이다. 그러니 영락 없는 낚싯바늘을 가리키는 게 아닌가. 남자들은 그저 조심하는 수밖에 없다. 이런 여자에게는 흉계가 있기 때문이다. 중장을 본다. 낚시하는 행동을 보면 수상쩍기 그지없다. 나를 낚는 행동인데, 나를 낚아서 무엇에 쓰려는 것이겠는가. 아마도 돈이 목적이겠지. 어쩌다가 순수한 마음으로 내가 마음에 들어서 보내는 눈짓일 수도 있겠으나, 그건 모든 남자들이 바라는 마음일 뿐이다. 종장으로 간다. 그러나 일반적인 남자들은 여자들이 따르면 그저 입이 벌어진다. 그게 남자의 마음이기도 하다. 여자를 싫어하는 남자는 세상에 없다. 그래서 저를 낚기만 한다면 나중의 일은 어찌 되든지 낚여 볼 생각이라고 한다. 알고 낚이는 것까지 말릴 생각이 난 없다. (시조시인 김 재 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