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6. 우리 두리 後生하여/ 작가 미상
[원본]
우리 두리 後生하여 네 나되고 내 너되야
내 너 그려 긋던 애를 너도 날그려 긋쳐보렴
平生에 내 셜워하던 줄을 돌녀볼가 하노라.
[역본]
우리 둘이 다시 나서 네가 나로 나는 너로
내 너 사랑 끊던 애를 너 나 사랑 끊어 보렴
일생에 나 슬펐던 것 돌려 볼까 한단다.
[감상]
초장을 본다. ‘후생’은 ‘후세에 다시 태어난 생애’를 가리킨다. 얼마나 사랑이 힘들었으면 내가 힘들었던 만큼 너도 함들어 보라고 하겠는가. 그러나 사랑이란 그런 게 아닌 것을. 그저 아낄 뿐이다. 상대에게 무슨 보답을 바라는 게 아니라, 그저 내 몸과 마음을 다하여 아껴야 한다. 그게 순수한 사랑이 아니겠는가. 아무튼 안타까운 마음이 든다. 중장을 본다. ‘긋던 애’는 ‘끊던 애간장’을 이른다고 본다. 애간장이 끊어지는 아픔을 지닌 게 바로 사랑이다. 그런데 그 아픔을 돌려주겠다니! 이런 터무니 없는 일도 다 있는가. 아니지. 이는 하소연일지도 모른다. 그런 하소연을 하는 심정은 또 어떠할까. 애교로 봐 주면 어떨까 하는 마음까지 든다. 종장을 본다. 작가는 사랑의 아픔을 일생 지니고 살았던 모양이다. 얼마나 그 아픔이 컸기에 그럴까 하는 동정심이 들기는 한다. 두 사람의 관계는 뭐라고 하기가 어렵다. 나는 좋은데 상대는 싫어하는 경우가 많지, 둘이 서로 좋아하는 경우는 적다. (시조시인 김 재 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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