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7. 우리 안즈니길이/ 작가 미상
[원본]
우리 안즈니길이 上帝게 等狀 가새
져므니 늙지 말고 늙은이 죽지 말게
명천이 이 뜻 밧아 依願施行 하쇼서
[역본]
우리가 앉은 김에 하느님께 글 올리세
젊은이는 늙지 말고 늙은이는 죽지 말게
그분이 우리 뜻 받아, 바라는 바 하시길
[감상]
초장을 본다. ‘안즈니길이’는 ‘앉은 이 길에’ 또는 ‘앉은 이 길로’라는 말이다. ‘상제께’는 ‘옥황상제에게’라는 뜻이지만, 요새 말로 하면 ‘하느님께’라는 뜻이 된다. 그래서 이를 따랐다. 그리고 ‘등상’은 ‘여러 사람이 이름을 잇대어 써서 관청에 올려 하소연 함’을 이른다. 또는 ‘그 일’을 말하기도 한다. 그래서 몇 사람이 모인 김에 함께 소원을 써서 하느님께 하소연을 해보자는 뜻이다. 한 사람이 올리는 것보다 여러 사람이 올리는 뜻은 하느님이 받아주실 거리는 믿음이 있다. 중장을 본다. 그 내용인, ‘젊은이 늙지 말고 늙은이 죽지 말게’는 모든 사람의 소원이다. 모인 사람뿐만 아니라, 그 내용을 알리면, 사람이 구름처럼 몰려올 게 틀림없다. 종장으로 간다. ‘명천’은 ‘밝은 하늘’인데, ‘모든 것을 똗똑히 보살피시는 하느님’을 지칭한 말이다. 나는 이를 그냥 ‘그분’이라고 했다. ‘의원 시행’에서 ‘의원’은 ‘바라는 바’이고 ‘시행’은 ‘실지로 행함’이다. 꼭 들어 주시리라고 믿는 마음을 그렇게 표현했다. (시조시인 김 재 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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