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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을 보신 後에/ 작가 미상

시조시인 2024. 1. 2. 06:41

167. 임을 보신 後에/ 작가 미상

 

[원본]

 

임을 보신 黃昏은 무삼 일고

옷깃셰 깃친 향애 分明헌 님의 흔젹

다시금 脫鴦衾 退鴛枕輾轉反側 하여라.

 

 

 

[역본]

 

내 임을 보고 나서 저무는 건 뭔일인가

옷깃에 끼친 향긴 확실하게 임의 흔적

다시금 베게 이불 밀고 뒤척이며 잠 못 드네.

 

 

 

[감상]

 

  초장을 본다. ‘보신 후에라는 말이 긴 여운을 끈다. 이는, 임과 헤여졌다는 암시를 준다. ‘황혼도 수상하다. 마음이 어두워졌다는 이야기는 아닌가. 여기에서 무삼 일고가 더욱 의아심을 일으키게 한다. 아무튼 임을 떠나 보낸 후에 마음이 편할 사람은 아무도 없다. 비록 한낮이라고 해도 이미 그 마음은 황혼이다. 중장으로 간다. 옷깃에서 향기가 난다. 임과 함께한 시간이 길면 길수록 향기는 쉽게 없어지지 않을 터이다. 그게 바로 임의 흔적이니까. 그러니 더욱 마음이 탄다. 종장으로 간다. ‘탈앙금원앙 이불을 걷어 놓고라는 뜻이다. 그리고 퇴원침원앙을 수놓은 베개를 물리치고라는 말이다. 그리고 전전반측누워서 몸을 이리 저리 뒤척이며 잠을 이루지 못함을 말한다. 이불과 베게에 원앙이 그려져 있으니 임을 잊을 수 없다. 그래서 이불과 베개를 말어 놓지만, 잠이 올 리가 없다. 뒤척거리며 뜬 눈으로 밤을 새게 된다. 그 정경이 눈에 보이는 듯싶다. 밤은 참 길기만 하다. (시조시인 김 재 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