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시조

벡마고지 전적지에서/ 김 재 황

시조시인 2024. 1. 8. 06:23

[내 사랑, 녹색 세상] 편

 

          백마고지 전적지에서

 

                                            김 재 황

 

총성이 머문 기슭에 귀울음이 길을 열고

애달퍼 우러르면 함묵으로 시린 하늘

위령탑 그 앞에 서서 매운 향불 사릅니다.

 

비오듯 포탄들이 머리 위로 쏟아져도

끝까지 뿌린 피로 지킨 조국의 한 뼘 땅

전적비 세운 뜻 새겨 충혼 길이 기립니다.

 

앞길을 가로막아 엎드린 휴전선 넘어

떠가는 기러기떼 날갯짓이 가벼운데

상승각 울린 종소리가 오직 통일 부릅니다.

 

 

(시작 노트)

 

  백마고지 전적지는 철원군 산명리 삼봉산 기슭에 위치하고 있다. , 6.25전쟁 당시에 백마고지를 지키려고 용감하게 싸우다가 전사한 장병들의 넋을 기리기 위해, 199053, 이 곳에 높이 22.5m의 대형 전적비를 건립하였다.

  여기에는 위령비와 돌무덤, 그리고 전투상황과 전리품 등을 전시한 기념관이 세워져 있다. 전망대로 오르면 백마고지와 철원평야를 한눈에 볼 수 있고, 백마고지 쪽으로 발을 옮기면 통일의 염원을 담은 자유의 종상승각안에 매달려 있다. 정작으로 백마고지는 휴전선 북쪽에 자리잡고 있다. 일명 ‘395고지라고도 부르는데, 철원읍 북서쪽 약 12지점이다. 상승각이 있는 전적지 정상에서 왼쪽을 바라보면 손에 잡힐 듯이 야트막한 야산이 눈에 들어온다. 높이가 395m에 불과한 이 야산이 백마고지이다. 그러나 그 산 위에서는 그 일대의 들판이 훤히 내려다보인다. 그래서 군사적 요충지가 되었다.

  백마고지는 철의 삼각지대의 한 부분을 감시하는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다. 1952106일에서 15일까지 국군의 보병 제9사단은 이 백마고지에서 중공군 제38군을 맞아서 고지의 주인이 24회나 바뀔 정도로 뺏고 뺏기는 혈전을 벌였다. 중공군은 이 전투에 1개 군단의 병력을 투입하여 1개 사단 병력을 잃었다. 아군의 피해도 커서 3,400여 명의 사상자가 발생했다.

  효성산 언저리의 무명고지였던 이 곳은, 그때의 집중적인 포격으로 산 모양이 바뀌었고, 그 변한 모습이 백마와 같은 형상이 되었다고 하여 백마고지라는 별칭을 얻었다. 전사자는 중공군 8,234명에 아군 634명으로 최종 집계되었다.

 

'오늘의 시조' 카테고리의 다른 글

소래포구에서/ 김 재 황  (1) 2024.01.10
매창묘 앞에서/ 김 재 황  (1) 2024.01.09
동학사에서/ 김 재 황  (1) 2024.01.07
영월군 광천리에서/ 김 재 황  (1) 2024.01.06
현충사 견문/ 김 재 황  (1) 2024.01.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