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고시조 감상

띠업슨 손이 오나날/ 작가 미상

시조시인 2024. 1. 25. 06:19

238. 띠업슨 손이 오나날/ 작가 미상

 

[원본]

 

띠업슨 손이 오나날 갓버슨 主人이 나셔

여나모 亭子에 박긔 버려노코

아해야 선술 걸너라 외 안쥬인들 엇더리.

 

 

 

[역본]

 

오는 손님 띠가 없고 맞는 주인 갓 안 쓰고

몇 정자목 그 아래서 박쪽 장기 벌려 놓고

서둘러 덜 된 술 걸러라, 외 안주면 어떠냐.

 

 

 

[감상]

 

  초장을 본다. ‘띠업슨 손속대를 갖추지 않은 손님을 가리킨다. 그리고 오나날오거늘이다. ‘갓버슨 主人갓을 쓰지 않은 주인을 말한다. 손님은 띠를 안 두르고 주인은 갓을 안 썼으니 이 두 사람은 의관을 갖추지 않은 사람들이다. 중장을 본다. ‘여나모여남은이 아닐까 한다. 이는, ‘열이 조금 넘는 어림수를 나타낸다. 그러나 나는 이를 그냥 이라고 풀었다. 여기에서 정자정자나무를 가리킨다고 본다. ‘박쪽으로 만든 장기를 이른다. 그리고 버려노코벌려 놓고를 말한다. 편한 차림으로 정자나무 그늘 아래에서 박쪽으로 만든 장기를 벌려 놓은 장면이 서민적이다. 이제부터 손님과 주인이 바야흐로 장기를 둘 작정이다. 종장으로 간다. ‘선술서서 마시는 술인데, 여기에서는 어울리지 않는다. 다른 문헌엔 덜 된 술로 되어 있기도 하다. ‘외 안쥬인들오이 안주인들이다. 그래서 나도 외 안주면이라고 했다. ‘하나밖에 없는 안주란 말도 된다(시조시인 김 재 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