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4. 地僻名山景 됴흔 대/ 작가 미상
[원본]
地僻名山景 됴흔 대 草廬三間 지어 두고
三尺琴 一杯酒로 繁誤를 이저시니
白鷗도 閑翁을 爲하야 오락가락 하더라.
[역본]
외진 곳 좋은 터에 작은 초가 지어 두고
거문고와 한 잔 술로 질못된 일 잊었으니
저 새도 호젓한 늙은일 벗을 삼아 노닌다.
[감상]
초장을 본다. ‘지벽’은 ‘위치가 아주 외떨어지고 구석진 곳’을 가리킨다. 그리고 ‘명산경 됴흔 대’는 ‘이름난 산의 경치가 좋은 곳에’라는 뜻이다. 또, ‘초려삼간’은 ‘세 칸짜리 초가집’을 이르는 말이다. 터를 잡기를 우선은 외진 곳을 찾았고 그 다음은 경치가 좋은 곳을 골랐다. 그리고 집은 작게 초가집을 지었다. 중장으로 간다. 아무리 깊숙한 시골이라고 하여도 선비라면 꼭 갖추어야 할 게 있다. 그게 바로 거문고와 술이다. 음악과 한 잔 술로 ‘잘못된 일’을 잊어야 한다. 잊지 않으면 그 괴로움을 감당하기 어렵다. ‘삼척금 일배주’는 ‘석 자짜리 거문고와 한 잔 술’이다. 그리고 ‘번오’는 ‘번거롭고 그릇된 일’을 말한다. 이제는 종장으로 간다. ‘백구’는 ‘하얀 갈매기’이다. 그리고 ‘한옹’은 ‘한가로운 늙은이’라는 말인데, 작가 ㅈ신을 가리킨다. 시조는 언제나 종장에 무게를 둔다. ‘흰 갈매기’는 종장 첫 소리걸음인 세 음절에 안 맞는다. 그래서 ‘저 새도’라고 했다. 둘째 소리걸음도 조금 늘였다. (시조시인 김 재 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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