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2. 金樽에 酒滴聲과/ 작가 미상
[원본]
金樽에 酒滴聲과 玉女의 解裙聲이
兩聲之中에 어내 소래 더 됴흐니
아마도 月沈三更에 解裙聲이 더 됴왜라.
[역본]
술독에 젓는 소리, 고운 여인 벗는 소리
두 소리 그 중에서 어느 소리 더 좋은가
아마도 달 자는 밤에 벗는 소리 더 좋아.
[감상]
초장을 본다. ‘금준’은 ‘술통’이다. 그대로 썼다. ‘주적성’은 ‘술통에 술 거르는 소리’이다. 이 또한 앞의 구(句)를 3,4조(調)로 하기 위해 ‘젓는 소리’로 풀었다. 술을 거르려면 저어야 하기 때문이다. ‘옥녀’는 ‘옥같이 깨끗한 여인’을 말한다. 그리고 ‘해군성’은 ‘치마 벗는 소리’이다. 그래서 뒤의 구(구)를 4,4조(調)로 하기 위해 ‘고운 여인벗는 소리’로 했다. 구태여 ‘치마’라는 단어를 언급하지 않더라도 느낌이 올 것 같다. 중장을 본다. ‘양성지중’은 두 소리 중에‘라는 말이다. ‘두 소리’는 ‘술 거르는 소리와 여인의 치마 벗는 소리’이다. 술고래라면 술을 택할까? 고자라면 술을 택할까? 이런 우문이 어디에 또 있을까? 작가도 이런 물음을 내놓고 좀 민망했을 것 같다. 종장으로 간다. 그래서 작가도 실토를 하고 만다. ‘월침삼경’은 ‘달도 자는 깊은 밤’이다. 이런 밤이 아니라도 두 소리는 비교가 안 된다. 그래도 굳이 이런 말을 넣은 까닭은 물타기 적전이 아니었을까. 하여튼 제대로 결론을 내렸다. (시조시인 김 재 황)
'새 고시조 감상' 카테고리의 다른 글
地僻名山景 됴흔 대/ 작가 미상 (1) | 2024.02.12 |
---|---|
樽酒相逢十載前에/ 작가 미상 (0) | 2024.02.12 |
金樽에 술을 부어/ 작가 미상 (1) | 2024.02.11 |
金烏玉兎들아/ 작가 미상 (1) | 2024.02.11 |
金爐에 香盡하고/ 작가 미상 (1) | 2024.02.1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