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0. 金烏玉兎들아/ 작가 미상
[원본]
金烏玉兎들아 뉘 너를 쫏니관대
九萬里長天에 허위허위 단이난다
이 後란 十里에 한번식 쉬염쉬염 니거라.
[역본]
금빛 해와 옥빛 달아 누가 너희 쫓는 거냐
멀고먼 그 하늘에 걸음 겹게 다니는가
이 후엔 십 리에 한 번씩 가끔 쉬며 다녀라.
[감상]
초장을 본다. ‘금오옥토’는 ‘금빛 까마귀와 옥빛 토끼’를 말하는데, 이는 ‘해와 달’을 상징한다고 한다. 그래서 나는 이를 택했다. 해에는 까마귀가 있고, 달에는 토끼가 산다고 하였던가. 그런데 해와 달은 가만히 있지 않고 부지런히 가고 있다. 그러니 누가 쫒지 않는다면 그리 도망치듯 갈 필요가 없지 않느냐는 말이다. 중장으로 간다. ‘구만리장천’은 ‘멀고먼 하늘’을 가리킨다. 그리고 ‘허위허위’는 ‘힘겨운 걸음걸이로 애써 걷는 모습’을 나타낸다. 이를 나는 ‘걸음 겹게’로 풀이하였다. 결코 해와 달은 쉬는 법이 없다. 하늘에 누가 있다면 좀 말려 주었으면 좋겠다는 생각도 든다. 그러니 누가 한 마디 거들어야 하지 않을까? 종장을 본다. 이 후엔 십리에 한 번씩 쉬도록 하면 어떻겠느냐는 제안을 한다. 보통 사람이 걸을 때는 십 리를 걷는 데 1시간쯤 걸린다. 십 리는 약 4킬로미터이다. 힌 시간을 걷고 나서 땀도 닦으며 쉰다면 건강에도 좋지 않을까. 그러면 그만큼 세월도 느리게 흐르겠지. (시조시인 김 재 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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