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5. 져멋고쟈 져멋고쟈/ 작가 미상
[원본]
져멋고쟈 져멋고쟈 열다섯만 져멋고쟈
어엿분 얼고리 냇가에 섯는 수양버드나모 광대등걸이 되연제고
우리도 소년행락이 어제론듯 하여라.
[역본]
젊었으면 젊었으면 열다섯만 젊었으면
예뻤던 내 얼굴이 나뭇등걸 되었구나
우리도 젊은 즐거움을 어제인 듯 느낀다.
[감상]
초장을 본다. ‘져멋고쟈’에서 ‘~고쟈’는 ‘~고자’인데, ‘어떤 행동을 할 의도나 욕망을 가지고 있음을 나타내는 연결어미’라고 본다. 그래서 나는 ‘~으면’이라고 풀었다. ‘열다섯만’은 ‘열다섯 살만’을 줄인 표현이다. 열다섯 살이 아니라, 열 살이라도 젊어진다면 해볼 일이 너무나 많다. 하기는 늦었다고 생각할 때가 가장 빠른 시기라는 말도 있지만. 지금이라도 꼭 해야 될 일이 있다면 늦었다고 생각하지 말고 해야 한다. 중장을 본다. ‘광대등걸’은 ‘거칠고 보기 흉하게 생긴 나뭇등걸’을 가리킨다. 살이 빠져서 뼈만 남은 앙상한 얼굴이다. 알다시피 고시조는 창으로 이루어졌다. 그러므로 흥만 나면 얼마든지 늘일 수 있다. ‘듣는 시조’이기 때문에 그게 가능하다. 그러나 현대시조는 ‘보는 시조’가 되었다. 우선 ‘써 놓은 작품’이 보기에 좋아야 한다. 그래서 중점적인 뜻만 추렸다. 종장으로 간다. ‘소년행락’은 ‘젊은 시절에 재미있게 놀고 즐겁게 지냄’을 나타낸다. 늙은이 모두 다 어제인 듯 느낀다. (시조시인 김 재 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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