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고시조 감상

져 건너 져 뫼흘 보니/ 작가 미상

시조시인 2024. 2. 13. 06:14

296. 져 건너 져 뫼흘 보니/ 작가 미상

 

[원본]

 

져 건너 져 뫼흘 보니 눈 와사니 다 희거다

져 눈곳 노그면 프른 빗치 되련마난

희온 못검난 거슨 白髮인가 하노라.

 

 

 

[역본]

 

저 건너 저 산 보니 눈이 와서 다 희구나

저 눈만 녹고 나면 푸른 빛이 되겠는데

흰 후에 못 검게 되는 건 흰머린가 한단다.

 

 

 

[감상]

 

  초장을 본다. 고어로 을 가리키는 게 일반적이다. 물론, 고어로 라고 하면, ‘높은 어른의 끼니 음식을 나타내기도 한다. 여기에서는 문맥상으로 보아서 을 이른다. 산을 보니 눈이 내려서 흰 빛을 띠고 있다. 그 모습이 머리 하얀 늙은이의 모습처럼 보일 때가 많다. 어릴 때는 그 광경이 의젓함과 느긋함으로 느껴지기도 했다. 중장을 본다. 그러나 작가는 눈이 내려서 늙은 모습의 산도 눈만 녹고 나면 푸른 그 모습을 되찾을 수 있겠거니 생각한다. 눈이란 오래 가지 못한다. 봄 기운이 다가오면 금방 녹아버린다. 산에 내린 눈이라고 다를 수가 없다. 그렇게 철 따라 산은 변한다. 종장으로 간다. 그렇듯 저 산까지도 봄이 오면 다시 젊음을 되찾는데, 우리의 흰 머리는 아무리 봄이 다시 찾아와도 다시 검게 젊음을 되찾을 수 없다는 한탄이다. 사람도 철 따라 바뀌어서 젊음을 되찾을수 있다면 어떤 일이 일어날까? 사람들은 기고만장하여 별짓을 다할 거리고 본다. 끔찍하다! (시조시인 김 재 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