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6. 져 건너 져 뫼흘 보니/ 작가 미상
[원본]
져 건너 져 뫼흘 보니 눈 와사니 다 희거다
져 눈곳 노그면 프른 빗치 되련마난
희온 後 못검난 거슨 白髮인가 하노라.
[역본]
저 건너 저 산 보니 눈이 와서 다 희구나
저 눈만 녹고 나면 푸른 빛이 되겠는데
흰 후에 못 검게 되는 건 흰머린가 한단다.
[감상]
초장을 본다. 고어로 ‘뫼’는 ‘산’을 가리키는 게 일반적이다. 물론, 고어로 ‘뫼’라고 하면, ‘높은 어른의 끼니 음식’을 나타내기도 한다. 여기에서는 문맥상으로 보아서 ‘산’을 이른다. 산을 보니 눈이 내려서 흰 빛을 띠고 있다. 그 모습이 머리 하얀 늙은이의 모습처럼 보일 때가 많다. 어릴 때는 그 광경이 의젓함과 느긋함으로 느껴지기도 했다. 중장을 본다. 그러나 작가는 눈이 내려서 늙은 모습의 산도 눈만 녹고 나면 푸른 그 모습을 되찾을 수 있겠거니 생각한다. 눈이란 오래 가지 못한다. 봄 기운이 다가오면 금방 녹아버린다. 산에 내린 눈이라고 다를 수가 없다. 그렇게 철 따라 산은 변한다. 종장으로 간다. 그렇듯 저 산까지도 봄이 오면 다시 젊음을 되찾는데, 우리의 흰 머리는 아무리 봄이 다시 찾아와도 다시 검게 젊음을 되찾을 수 없다는 한탄이다. 사람도 철 따라 바뀌어서 젊음을 되찾을수 있다면 어떤 일이 일어날까? 사람들은 기고만장하여 별짓을 다할 거리고 본다. 끔찍하다! (시조시인 김 재 황)
'새 고시조 감상' 카테고리의 다른 글
長生術 거즛말이/ 작가 미상 (0) | 2024.02.14 |
---|---|
저 盞에 술이고라사니/ 작가 미상 (1) | 2024.02.13 |
져멋고쟈 져멋고쟈/ 작가 미상 (1) | 2024.02.13 |
地僻名山景 됴흔 대/ 작가 미상 (1) | 2024.02.12 |
樽酒相逢十載前에/ 작가 미상 (0) | 2024.02.1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