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9. 자다가 깨다라니/ 작가 미상
[원본]
자다가 깨다라니 窓밧긔 아해왓다
不老草 왓사오니 혜실가 마라실가
그 아해 蓬萊山 아해로다 슈고로이 왔도다.
[역본]
자다가 알게 되니 창문 밖에 아이 왔다
불로초 가져오니 셈하실까 안 하실까
그 아인 봉래산 사니 힘이 들게 왔겠군.
[감상]
초장을 본다. ‘깨다라니’는 ‘깨달으니’ 또는 ‘알게 되니’ 등의 뜻이라고 한다. 나는 이를 뒤의 것으로 골랐다. 아마도 자다가 창 밖에 인기척이 나서 보니 아이가 하나 와 있었는가 보다. 그래서 이 이야기를 초장으로 삼았다. 중장을 본다. ‘불로초’는 ‘먹으면 늙지 않는다는 신기한 약초’이다. ‘왓사오니’는 ‘가져왔다.’라는 뜻으로 보았다. ‘혜실가 마라실가’라는 말은 ‘셈하실까 안 하실까.’라는 뜻이라고 본다. 물론, 숫자를 센다는 뜻도 있겠지만, 그 약초를 산다는 뜻도 있을 것 같다. 미리 부탁을 해 놓았으니 가져왔을 게 아닌가. 값도 알아보고 흥정도 해야 한다. 요컨대 살 것인가 말 것인가로 보아도 무방할 것 같다. 이제는 종장을 본다. ‘봉래산’은 ‘중국 전설에 나타나는 가상적 영산인 삼신산 가운데 한 산’이다. 동쪽 바다 한 가운데 있으며 불로초가 자란다는 곳이다. 그런데 찾아온 아이가 봉래산에 산다니? 그럼 그 아인 가상적 세계의 아이란 말인가? 그럼 이는 꿈을 꾸고 있는 일인가? (시조시인 김 재 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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