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시조

절에 눈이 내리고/ 김 재 황

시조시인 2024. 9. 30. 05:26

[워낭 소리] 편

 

        절에 눈이 내리고

 

                                          김 재 황

 

 

내린다, 절 마당에 시름없이 쏟아진다,

움츠린 고요마저 흰 눈 속에 파묻히면

스님의 염불 소리만 때구루루 구른다.

 

흰 눈이 쌓일수록 절 지붕은 낮아지고

보인다, 하늘길이 번지르르 나타난다,

스님의 모은 손끝도 더욱 높이 떨린다.

 

외롭게 세운 탑은 발을 동동 구르는데

고라니 숨결처럼 마음 문을 여는 스님

철버덕! 흰 눈꽃 진다, 절 안팎이 놀란다.

(2010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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