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시조

메타세쿼이아는/ 김 재 황

시조시인 2024. 12. 4. 05:32

[워낭 소리] 편

 

         메타세쿼이아는

 

                                              김 재 황

 

 

남보다 부지런히 공룡들과 함께 살며

거리낌도 갖지 않고 하늘 높이 키를 재던

자유의 선사시대에 한쪽 발을 딛고 있다.

 

남몰래 돌아서서 물소리로 귀 적시며

어둠 속에 얼굴 묻고 긴 세월을 눈감은 채

부동의 화석식물로 빈 가슴을 열고 있다.

 

남달리 자라느라 죽음까지 잊은 신목

다시 여기 나타나서 잠든 혼을 깨워 놓고

진리의 영원한 길을 큰 손으로 일러준다.

(2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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