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시조

미선나무 개화/ 김 재 황

시조시인 2024. 11. 30. 05:32

[워낭 소리] 편

 

           미선나무 개화

 

                                               김 재 황

 

 

봄날이 자리 잡고 이제 됐다.’ 하기 전에

무엇이든 알고 싶나, 무엇이든 하고 싶나,

와르르 잔 말마디들 가득 숲에 쏟았다.

 

봄날이 둥근 가슴 열어 놨다.’ 하기 전에

서러운 게 무엇인지, 차가운 게 무엇인지

사르르 흰 마음조차 풀고 모두 보였다.

 

뭐 그리 서둔 건지, 뭐 그리 바쁜 건지

그 봄날 귀 세우고 달려 보자 하기 전에

까르르 헤픈 웃음만 남겨 두고 떠났다.

                                            (2014)

'오늘의 시조' 카테고리의 다른 글

손에 대하여/ 김 재 황  (0) 2024.12.02
거미를 보며/ 김 재 황  (0) 2024.12.01
수우재를 그리며/ 김 재 황  (0) 2024.11.29
가을 잎의 이야기/ 김 재 황  (2) 2024.11.28
단풍 이미지/ 김 재 황  (0) 2024.11.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