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시조

나도 허수아비/ 김 재 황

시조시인 2025. 4. 10. 05:18

[달을 노래하다] 편

 

            나도 허수아비

 

                                           김 재 황

 

누렇게 익은 벼를 지키는 이 누구인가,

혼자서 하루 내내 끌고 있는 그림자여

이름이 꽤 알려져서 허수아비 다 안다.

 

두 팔을 벌렸으나 눌러 쓰는 밀짚모자

헌 옷을 걸쳤는데 외다리로 새를 쫓네,

목소리 내지 않지만 내 귀에는 메아리.

 

지나며 그 모습을 보았어도 웃지 마라

세상에 허수아비 아닐 사람 있을 건가,

어떻든 제 일 잡히면 세상만사 모른다.

                                          (2021)

 

'오늘의 시조' 카테고리의 다른 글

우주/ 김 재 황  (0) 2025.04.12
하루를/ 김 재 황  (0) 2025.04.11
손/ 김 재 황  (0) 2025.04.09
별을 보며/ 김 재 황  (1) 2025.04.08
오랑캐꽃/ 김 재 황  (2) 2025.04.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