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을 노래하다] 편
나도 허수아비
김 재 황
누렇게 익은 벼를 지키는 이 누구인가,
혼자서 하루 내내 끌고 있는 그림자여
이름이 꽤 알려져서 허수아비 다 안다.
두 팔을 벌렸으나 눌러 쓰는 밀짚모자
헌 옷을 걸쳤는데 외다리로 새를 쫓네,
목소리 내지 않지만 내 귀에는 메아리.
지나며 그 모습을 보았어도 웃지 마라
세상에 허수아비 아닐 사람 있을 건가,
어떻든 제 일 잡히면 세상만사 모른다.
(2021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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