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덕궁 향나무 창덕궁 향나무에게 김 재 황 기나긴 세월 동안 무슨 꿈에 잠겨 있나 호화롭던 깊은 궁궐 빈 바람만 감도는데 너는 왜 아직 그 곳을 못 떠나고 있는가. 나무 2012.03.01
창덕궁 회화나무에게 창덕궁 회화나무에게 김 재 황 궁으로 들어와서 그 발목이 묶였으니 누구에게 무어라고 하소연을 하겠는가 부귀도 한낱 꿈인 걸 너야말로 알겠지? 나무 2012.02.29
한겨울의 산수유 한겨울의 산수유 김 재 황 너보다 봄이 오길 기다리는 게 누굴까 이 깊은 추위 속에 벌써 부푼 꽃망울들 덩달아 마음 바쁜지 자주 박새 오간다. 나무 2012.02.28
고가옥 뜰의 향나무 바닥을 돌로 덮고 그 틈까지 메워 놓았으니 보는 나마저 답답하다. 그러나 그 품위를 끝까지 유지하고 있다. 역시 향나무는 고급 나무이다. 나무 2012.02.22
조계사 백송에게 조계사 백송에게 김 재 황 알록달록 단청 빛깔 너는 진짜 보기 좋니? 똑딱똑딱 목탁 소리 너는 진정 듣기 좋니? 그 곳에 그리 사는 게 정말 너는 편하니? 나무 2012.02.21
서울의 키큰나무 서울의 키큰나무 김 재 황 서울 그 한복판에 싱거웁게 키큰나무 땅 넓은 줄은 모르고 하늘 높은 줄만 아네 그래도 네가 좋으니 싱겁기는 마찬가지. 나무 2012.02.21
경복궁의 버드나무 경회루 앞 버드나무 김 재 황 마시고 노는 자리를 앞에 두니 그런 걸까 비스듬히 누운 채로 한 세월을 보내는 듯 팔자가 늘어졌다면 이 정도는 되어야지. 나무 2012.02.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