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하늘공원에서 -가는쑥부쟁이 서울 하늘공원에서 -가는쑥부쟁이 김 재 황 가을 길을 걷다 보면 가는 날이 아쉬운데 지닌 너의 가는 잎이 더욱 섧게 가난하고 저 멀리 하늘 밖으로 외로움이 서린다. 내 사랑, 서울 2014.10.18
서울 하늘공원에서 -야고 서울 하늘공원에서 -야고 무엇이 무서워서 숨죽이고 숨어 있니? 어서 빨리 어둔 밤이 길어지길 기다리니? 가슴을 쓸어내리며 자줏빛 혀 내민다. 내 사랑, 서울 2014.10.17
서울 하늘공원에서 -둥근잎나팔꽃 서울 하늘공원에서 -둥근잎나팔꽃 제법 높은 이곳에서 둥근 나팔 손에 들고 온 세상이 울리도록 아주 힘껏 불고 싶다, 둥글게 서로 아끼며 이 세상을 살고 싶다. 내 사랑, 서울 2014.10.16
서을 하능골뤈에서 -낭아초 서울 하늘공원에서 -낭아초를 보며 김 재 황 뭐든지 죽어서는 그 이름을 남기지만 이름으로 그 모든 걸 짐작하면 안 되나니, 네가 곧 풀이 아니라 나무이기 때문에. 내 사랑, 서울 2014.10.15
마애미륵불좌상 마애미륵불좌상 김 재 황 집에서 올라와도 그리 안 먼 산자락에 연꽃송이 들고 앉은 마애불이 있었다니, 가끔은 만나러 와서 내 마음을 비우리. 내 사랑, 서울 2014.06.27
북악팔각정 앞에서 북악팔각정 앞에서 김 재 황 지나간 그 젊음을 마음껏 펼치던 곳 이 기슭에 자리 잡고 풀어내던 나의 갈증 늙어서 오늘 찾으니 모든 일이 꿈같다. 내 사랑, 서울 2014.06.11
동대문역사문화공원에서 동대문역사문화공원에서 김 재 황 바쁘게 사는 이들 크게 외치던 목소리 아무리 둘러봐도 있을 것 같지 않더니 둘레길 돌고 나서야 먹은 귀가 뚫리네. 스치며 지날 때면 풍겨나던 땀내 살내 달리기 잘해야만 너도 나도 받던 갈채 쉼터에 앉아 있으니 그 시절이 열리네. 내 사랑, 서울 2014.06.10
보현봉을 바라보며 보현봉을 바라보며 김 재 황 서울을 에워싸는 봉우리 중 으뜸이라 당당히 솟은 모습, 우리 기상 닮았으니 세계에 대한민국은 길이길이 서리라. 내 사랑, 서울 2014.06.07
쉬고 있는 고들빼기 쉬고 있는 고들빼기 김 재 황 어디든 마다 않고 곧게 뿌리 내리고도 햇살보다 밝은 웃음 내보일 수 있는 마음 지금은 동천 한 쪽에 다리 뻗고 있구나. 내 사랑, 서울 2014.05.30
세검정 앞에서 세검정 앞에서 김 재 황 중학생 때 보던 물이 아직 여기 흐르는가, 그 능금과 그 자두는 그림자도 볼 수 없고 바위만 엎드린 채로 제자리는 지킨다. 내 사랑, 서울 2014.05.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