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시조 269

딸과 아빠/ 김 재 황

딸과 아빠 김 재 황 동무들과 놀고 있던 네 살배기 어린 딸이 나를 보자 달려와서 힘껏 내 손 붙잡으며 “애들아, 우리 아빠다!” 으쓱대며 말했네. 세상에 내세울 건 하나 없는 나였지만 딸에겐 이 아빠가 으뜸으로 보였을까, 아주 먼, 일이긴 해도 어제인 듯 파랗다네. 지금도 그때 그 일 항상 품에 안고 살지 흔들리는 내 발걸음 보여 주지 않기 위해 떳떳이 멋진 아빠로 자식 앞에 서기 위해. (2009년)

동시조 2022.09.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