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시조 1345

단시조 3수

밤길을 가며 김 재 황 이 밤에 어떤 길이 반짝반짝 흐르는가, 내 맘을 띄워 봐도 스멀스멀 가려움뿐 별들이 두고 간 말을 더듬더듬 줍는다. (2017년) 까치밥 하나 김 재 황 감나무 열린 품에 단맛 하나 안겨 있다, 올 추위 차디찬데 사랑 하나 달려 있다, 밤에도 쉽게 오라고 켜인 등불 꼭 있다. (2017년) 바닷가 바위 김 재 황 물결이 밀려와서 젖은 혀를 날름대고 밤새껏 끊임없이 씻는 말을 지껄이니 그토록 단단하여도 안 깎이고 배길까. (2017년)

오늘의 시조 2022.01.12

단시조 3수

내 바람은 숙면 김 재 황 푹 자는 그 일이야 꿀맛보다 달콤한 것 모든 일 잊은 채로 저승처럼 빠지는 것 눈뜨면 또 다른 날을 개운하게 맞는 것 (2017년) 귤밭 생각 김 재 황 오래 전 가꾸던 밭 뜬금없이 꿈에 뵌다, 판 일이 언제인데 남의 다리 긁고 있나, 갖는 게 짐이 되는 줄 오늘에야 알겠네. (2017년) 까마귀 떼 김 재 황 까맣게 날아와서 새까맣게 쏟는 울음 보기에 까맣지만 듣기에도 까만 소리 달밤을 까맣게 새며 옛이야기 까맣다. (2017년)

오늘의 시조 2022.01.11

단시조 3수

청문회를 보며 김 재 황 까맣게 모른다는 그 사실이 알고 싶다, 빨갛게 지껄이는 그 사람이 보기 싫다, 하얗게 웃음 흘리는 그 의미도 물어라. (2017년) 너는 내 친구 김 재 황 언제나 바람 안고 혼자 걷는 길이라도 슬프면 꽃을 놓고 외로우면 손을 주는 한 그루 푸른 나무로 가까이에 머문다. (2017년) 비누 사랑 김 재 황 내 몸이 닳을수록 네 얼굴은 맑아지지 거품이 많이 나야 닦는 맛도 높아지지 내 뜻을 숨긴 다음에 아낌만을 이루지. (2017년)

오늘의 시조 2022.01.10

단시조 3수

새해에 걸레질 김 재 황 더럽게 묻어 있는 온갖 때를 문질러서 바닥이 빛이 나게 온몸으로 닦아 낸다, 새사람 되고 싶은 맘 꺼내어서 보태며. (2017년) 다리 때문에 김 재 황 다리가 예쁘기에 내 아내를 삼았는데 나이가 많아지니 그 다리가 쑤신다네, 밤중에 주무르면서 젊은 시절 그린다. (2017년) 잎사귀 청자 그릇 김 재 황 먼 세월 깊었는데 나뭇잎을 빚은 그릇 그 무엇 담아야만 맛과 멋이 어울릴까. 온 정성 기울인 음식 깔끔하게 차리네. (2017년)

오늘의 시조 2022.01.09

1. 단시조 3수

『북 치며 나팔 불며』 편 그리운 그 짚신 김 재 황 먼 길을 떠나려면 몇 켤레를 메고 가지 벗은 듯 가벼운데 걸어가도 땀 안 나지 닳으면 다른 것으로 바꿔 신고 가면 돼. (2017년) 뒷모습을 보며 김 재 황 떠나는 네 걸음이 바람처럼 가벼워도 보내는 내 가슴은 바위처럼 무거운데 그 모습 멀어질수록 물소리만 가득해. (2017년) 가로등과 나 김 재 황 어두운 길거리를 온밤 내내 밝히는 것 밝은 길 걸으려고 하룻밤을 새우는 것 참되게 땀을 흘리면 온 나라가 밝는다. (2017년)

오늘의 시조 2022.01.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