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시조 1345

단시조 3수

저 장승들 김 재 황 시골을 가다 보면 마주치는 그 얼굴들 조금은 낯익은데 무슨 말을 일러줄 듯 길손이 반가운 뜻을 그리 짓고 있는가. (2016년) 건강 지키기 김 재 황 감기에 걸린 것도 남의 탓이 아니건만 어쩔 수 없는 일로 돌리면서 살아가니 튼튼히 제 몸 언제나 스스로가 지키게. (2016년) 젊음, 그것은 김 재 황 오히려 괴로워도 기쁜 꿈을 간직하고 나보다 남에게로 넓은 손을 펼치는데 꽃피는 아름다움에 그 목숨을 던진다. (2016년)

오늘의 시조 2022.02.11

단시조 3수

젖은 그 손 김 재 황 목숨을 빚었기에 이 세상에 태어났고 젖어든 가슴으로 정이 깊게 살아가니 오로지 하느님이지 더 무엇을 찾는가. (2016년) 그땐 그렇게 김 재 황 시골로 들어가면 서둘러서 먼저 할 일 마음을 잘 나누게 아이들과 사귀는 일 다정한 네 잎 토끼풀 찾으면서 해냈네. (2016년) 부부의 길 김 재 황 둘이서 마주 보며 웃는 날도 있겠지만 한 곳을 두 사람이 바라보며 걸어야지 바람이 세게 불수록 팔짱 깊게 껴야지. (2016년)

오늘의 시조 2022.02.10

단시조 3수

늙지 않는 가슴 김 재 황 맨발로 걸어가는 숨소리가 뜨거울 때 하늘을 바라보는 눈동자는 더욱 맑고 사막에 발을 얹으면 피어나는 꽃이여. (2016년) 칸첸중가 오르는 길 김 재 황 하얗게 눈이 와서 산은 깊게 갈라져도 다다른 캠프에서 라마 제를 끝낸 다음, 천천히 침묵을 끌며 언 탑으로 오른다. (2016년) 세계는 하나 김 재 황 어릴 때 다닌 학교 넓고 넓던 그 운동장 나이 든 지금 보니 왜 그렇게 좁은 걸까 하기는 지구 한 가족 모든 곳이 내 마당 (2016년)

오늘의 시조 2022.02.09

단시조 3수

사람은 사람 김 재 황 신작로 달리기는 자동차를 못 따르고 돌덩이 올리기는 기중기에 못 미치니 바둑도 컴퓨터에게 이길 수가 없는가. (2016년) 신문을 보며 김 재 황 부모는 제 자식을 보살펴야 마땅한 일 자기가 낳았다고 마음대로 할 수 없네, 하늘을 어찌 보려고 그런 짓을 하는가. (2016년) 행복한 오늘 김 재 황 칼국수 한 사발에 진수성찬 다 무어고 단칸방 내 집이면 고대광실 안 부럽다, 그까짓 부귀영화야 옅은 꿈과 같을 뿐. (2016년)

오늘의 시조 2022.02.08

단시조 3수

칠순을 넘기면 김 재 황 나들이 먼 길에서 거의 집에 다다른 것 이제는 흰 깃발을 올릴 때가 됐다는 것 남들은 옳다고 해도 나는 아직 아닌 것. (2016년) 아내는 꾀꼬리 김 재 황 맘 여니 오늘따라 꾀꼬리가 따로 없다, 아내가 내 옆에서 콧노래를 쏟고 있다, 눈까지 살짝 감으니 깊은 숲이 감싼다. (2016년) 아름다움에 대하여 김 재 황 서시는 발이 크며 왕소군은 어깨 좁고 귀 못난 초선이에 암내 짙은 양귀비라, 옥에도 티가 있는 법 따지지를 마세요. (2016년)

오늘의 시조 2022.02.07

단시조 3수

편지 부치기 김 재 황 입으로 하지 못할 가슴속에 담아둔 말 손으로 눌러 써서 그대에게 보내는 글 오늘도 부칠까 말까 망설이는 내 마음. (2016년) 시를 띄우는 마음 김 재 황 오늘은 강물 위에 시 한 수를 띄우느니 먼 훗날 어느 누가 나를 보듯 읽으리라, 꽃인 양 머문 이곳에 마음 두고 가리라. (2016년) 이 세상 모든 일은 김 재 황 생김이 너무 크면 그 꼴에서 멀어지고 그릇이 크고 보면 이루는 것 벗어나니 크기만 바라다가는 아무 일도 못 한다. (2016년)

오늘의 시조 2022.02.06

단시조 3수

한반도는 휴전 중 김 재 황 철책이 삼팔선에 허리띠로 묶여 있고 지금도 북쪽에선 핵 실험이 한창이니 우리는 눈 부릅뜨고 뭉쳐야만 산다네. (2016년) 사랑한다는 말 김 재 황 어두운 저 하늘에 두둥실 달이 뜨면 아끼는 이 설렘이 시리게 젖는 가슴 끝없이 그리워하는 물소리를 듣는다. (2016년) 탱고 춤을 보며 김 재 황 꽃과 꽃 어울려서 바람 소리 지녔는데 힘차게 노를 젓듯 가랑이로 다가간 꿈 꼭 잡고 몸부림치며 삶의 길을 밟는다. (2016년)

오늘의 시조 2022.02.05

단시조 3수

『북 치며 나팔 불며』 편 절을 찾아가니 김 재 황 마음이 올라가서 구름문을 열고 서니 수줍은 물소리가 목마르게 살짝 숨고 하늘에 초승달만이 손 모으며 웃더라. (2016년) 간월암으로 김 재 황 마음을 비우고서 몸을 쉬러 떠나는 길 하늘은 바다같이 그 걸음은 저 달같이 반드시 섬으로 가서 숨으려고 하는 길. (2016년) 힘들면 절로 가라 김 재 황 마음에 기대서서 더욱 높이 바라볼 때 온달을 두드리듯 빈 소리가 울리는 곳 한 번만 절을 올려도 부처님을 만난다. (2016년)

오늘의 시조 2022.02.04

단시조 3수

이제 우리는 김 재 황 이렇듯 물이 줄면 푸른 빛이 사라지고 뭇 목숨 하나하나 목마름에 빠질 테니 물같이 흐르는 꿈을 다시 품지 못하리. (2016년) 참아 내는 말 김 재 황 무언가 들려줄 뜻 있다는 건 알겠으나 입에서 뱉어내면 못 고치고 그만일 뿐 가만히 되새김할 때 가슴속에 꽃 피네. (2016년) 밭갈이하는 성자 김 재 황 하늘을 떠받치는 뚝심 하나 지니고서 아무리 힘들어도 짜증조차 없는 황소 목에서 워낭 소리가 풍경처럼 울린다. (2016년)

오늘의 시조 2022.02.03

단시조 3수

삶의 길에서 김 재 황 무언가 어려운 일 있게 되면 하는 버릇 두 눈을 부릅뜨고 두 주먹을 불끈 쥐며 모든 것 자빠뜨릴 듯 어금니도 꽉 문다. (2016년) 농부의 마음 김 재 황 겨울비 가고 나면 봄비 또한 내릴 테고 씻어서 세워 뒀던 삽을 메고 나서는 이 하늘이 열리기 전에 그 맘 먼저 젖는다. (2016년) 여기 살면서 김 재 황 오늘도 올라간다, 관악산의 그 봉우리 올라서 바라본다, 흘러가는 도시 서울 하루가 그것뿐이다. 내려와야 산 있다. (2016년)

오늘의 시조 2022.02.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