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시조 1346

단시조 3수

젊은이들에게 김 재 황 집에서 지붕 되고 나라에선 나무 돼라, 벗끼리 기둥 되고 형제끼린 언덕 돼라, 하늘이 되고 싶거든 되려는 맘 버려라. (2016년) 긴 장마 김 재 황 하늘이 맑았어도 우산 없인 못 나갈 터 구름이 모여들면 금방 비를 또 쏟게 돼 변덕이 죽 끓듯 하니 그 마음을 어쩌나. (2016년) 이런 터득 김 재 황 잘 차린 그대 몸을 눈이 건성 보게 되고 칼 품고 하는 말을 귀가 멀리 듣게 되며 푹 숨긴 사람 마음도 불을 켜듯 알게 돼. (2016년)

오늘의 시조 2022.03.14

단시조 3수

핸드폰을 두고 김 재 황 서거나 앉았거나 모든 이가 보는 그것 세 살인 손녀까지 정신없이 푹 빠지고 아직껏 편지를 쓰는 그 사람은 어디에. (2016년) 앉을 자리 아니면 김 재 황 남들이 탐낸 자리 앉을 생각 말아야지, 높직이 앉는다면 바람 잘 날 어림없지 공연히 시샘을 받고 몹쓸 사람 된다네. (2016년) 촛불 기도 김 재 황 그렇게 믿을 것이 정녕 없단 말인가요, 촛불을 밝혀 놓고 누구 앞에 비는가요, 동굴도 그저 멍하니 아무 말이 없네요. (2016년)

오늘의 시조 2022.03.13

단시조 3수

빗장 지른 문 김 재 황 앞까지 다가와선 모든 걸음 딱 멈추고 바람도 드나들지 못하는 게 슬픈 의미 흔들면 혹시 열릴지 주인 나와 반길지. (2016년) 바위를 보며 김 재 황 바뀌지 않는 것이 이 세상에 있겠냐만 끝까지 믿을 것은 바위 같은 마음이지 비바람 쉬지 않아도 그 가슴을 펼치네. (2016년) 못 오는 이 김 재 황 내 곁을 떠난 이는 물빛 푸른 새가 되고 안 오는 하늘 너머 놀빛 붉은 꿈이 진다, 그 길이 멀면 멀수록 내 그리움 더 깊어. (2016년)

오늘의 시조 2022.03.12

단시조 3수

내 솟대 김 재 황 하늘이 가리킨 곳 바로 여기 태어났고 하늘이 가라는 길 이미 따라 걸었으니 이제는 하늘 높직이 빈 솟대를 세운다. (2016년) 저물녘의 섬 김 재 황 바다와 더불어서 그 하루를 보내 놓고 어둠이 다가와서 저 하늘은 붉은 노을 작은 섬 가늘게 떠서 어리기만 하구나. (2016년) 돈타령 김 재 황 해 뜨면 돈 때문에 온 나라가 시끄럽고 큰 집에 사는 이는 돈을 두고 싸움하네, 돈이야 안 굶을 만큼 지녀야만 좋은 것. (2016년)

오늘의 시조 2022.03.11

단시조 3수

귀 하얀 그대 김 재 황 밤이면 저 하늘에 밭 열리는 소리 듣고 낮이면 이 강물에 낯 씻기는 소리 듣네, 언제나 깨끗한 소리 듣고 사는 그대 귀. (2016년) 작은 섬 김 재 황 날개 편 갈매기 떼 바람처럼 둥지 틀고 바위틈 좁은 곳에 뿌리 뻗은 풍란 서넛 작은 섬 안은 가슴에 깃대 하나 꽂는다. (2016년) 내 할 일 힘껏 김 재 황 이 나라 높은 이는 눈먼 돈을 즐겨 찾고 큰 자리 가진 이는 뺏은 돈을 쉽게 쓰네, 이 몸은 시 쓰는 일에 모든 힘을 쏟겠다. (2016년)

오늘의 시조 2022.03.10

단시조 3수

마음의 손 김 재 황 머리가 더 흴수록 저 밖으로 넓게 펴고 나이가 더 들수록 잡으려고 하지 말 것 그 손을 잘못 놀려도 쌓은 탑이 기운다. (2016년) 마음의 빛깔 김 재 황 수국이 지니듯이 붉은 마음 푸른 마음 사람도 그러하게 슬픈 마음 기쁜 마음 그 마음 부는 바람에 이리저리 바뀐다. (2016년) 태어난 대로 김 재 황 따져서 될 일이냐 금수저와 흙수저가 풀들은 어떠한가 싹튼 데서 꽃피운다, 마음만 바꿔 먹으면 하늘길이 열리리. (2016년)

오늘의 시조 2022.03.09

단시조 3수

장독대 그 자리 김 재 황 이 세상 무엇이든 앉은 자리 좋아야지 햇빛이 밝게 들고 맑은 바람 맞아야지 시린 눈 내린 날에도 시원하게 열린다. (2016년) 떠날 때는 김 재 황 무덤을 만든다면 늘 돌보기 참 어렵고 가루로 뿌리려면 굴뚝 연기 좋지 않네, 봄날에 얼음이 녹듯 떠날 수는 없을까. (2016년) 돌담길 걷다 김 재 황 누구든 밤에 혼자 걸을 때가 생기느니 그럴 땐 담을 끼고 바람같이 걸어가라, 보름달 뜨지 않아도 넘어질 일 없으니. (2016년)

오늘의 시조 2022.03.08

단시조 3수

양계장에서 김 재 황 쉽사리 얻는 밥을 먹으려고 하지 마라, 누군가 네 임자가 있으니까 그렇게 돼, 뭣 하러 기르겠느냐 살았으나 죽은 것. (2016년) 나무를 차지 마라 김 재 황 팔 걷고 따지느냐, 떡을 달라 떼쓰느냐, 말없이 서 있는데, 왜 자꾸만 걷어차냐, 내 나이 아흔 살이다, 노인학대 아니냐. (2016년) 내 그림자 김 재 황 대낮에 보란 듯이 더욱 짙게 나타나고 동트는 그 아침엔 서쪽 끝을 가리키니 날마다 너를 보면서 내 마음을 비운다. (2016년)

오늘의 시조 2022.03.07

단시조 3수

『북 치며 나팔 불며』 편 신동을 보며 김 재 황 덜 익은 열매들이 지닌 맛은 쓰디쓰니 아직은 먹을 때가 안 됐다는 뜻이라네, 뭐든지 기다려야만 쓰일 수가 있는 법. (2016년) 숲의 파랑새 김 재 황 외롭게 오는 밤에 가슴 숲이 우거지고 휘파람 길게 불면 날아오는 그 파랑새 잘 웃는 초승달처럼 하얀 둥지 짓는다. (2016년) 늙은 삶에게 김 재 황 누구나 쓰러지지, 가야 하는 때가 되면 아무리 그렇다고, 너는 미리 눕지 마라 버틸 수 있는 때까지, 견디면서 살아라. (2016년)

오늘의 시조 2022.03.06

단시조 3수

새벽에 비 김 재 황 내 잠을 달아나게 빗방울을 쏟는 소리 내 창을 두드리며 일어나라 보채는 것 내 눈을 이미 떴는데 가슴속이 젖는다. (2016년) 몸이 늙으면 김 재 황 걷기도 힘이 들고 길눈까지 어두운데 함부로 여기저기 다니지를 말라는 것 어쩌다 어기게 되면 부끄럼만 얻는다. (2016년) 변하는 세상 김 재 황 변하지 않는 것이 이 세상에 있겠는가, 마음과 그 몸까지 변하고야 마는 것을 변하면 변하는 대로 믿고 사는 수밖에. (2016년)

오늘의 시조 2022.03.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