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시조 1345

단시조 3수

매미껍질을 보며 김 재 황 때 되면 옷을 입고 나는 일터 나가는데 때 되니 옷을 벗고 너는 하늘 올랐는가, 다 함께 우리 모두야 가라는 길 따르네. (2016년) 사는 일 김 재 황 늙으니 하루 일이 조심조심 살얼음판 무작정 버틴다면 모두 눈살 찌푸리지 밥값을 하는 만큼만 쑥대처럼 살도록. (2016년) 긴 머리칼 김 재 황 게으름 피우느라 깎지 않고 두었더니 눈뜨면 내 아내는 깎으라고 닦달이네, 멋대로 살아가기도 쉬운 일이 아니야. (2016년)

오늘의 시조 2022.03.23

단시조 3수

층계를 오르며 김 재 황 하나씩 오르자면 두 다리가 무겁지만 끝까지 차근차근 올라가면 기쁨 있지 대번에 오르다가는 가쁜 숨에 탈난다. (2016년) 즐기는 한증 김 재 황 방안에 앉았으면 한증막이 따로 없다, 눈감고 흥얼흥얼 연시조를 읊어 본다, 공짜로 즐기노라면 땀방울도 옥 같다. (2016년) 내 반쪽 김 재 황 옆에만 있더라도 내 마음은 그냥 좋다, 둘이서 걸어가면 내 가슴은 마냥 뛴다, 하늘을 바라보느니 저냥 밝다 내 임은. (2016년)

오늘의 시조 2022.03.22

단시조 3수

시인으로 김 재 황 앉으면 시를 쓰는, 그래 나는 시인이다 온 세상 끌어안고, 뭇 아픔에 눈물짓고 아끼는 마음 하나로 나는 산다, 뜨겁게. (2016년) 중복 날에 김 재 황 며칠째 찌는 더위 견디기가 어려워서 일부러 우산 들고 수표교를 찾았는데 먹구름 묵묵부답에 저 매미만 우누나. (2016년) 어서 산들바람이 김 재 황 입으로 덥고 덥다 끊임없이 뇌까려도 흐르는 땀방울은 모르는 척 끈적끈적 시원한 산들바람이 어서 불면 좋겠다. (2016년)

오늘의 시조 2022.03.21

단시조 3수

젊음의 힘 김 재 황 마음이 가는 대로 훌쩍 갈 수 있다는 말 검푸른 저 바다도 겁을 줄 수 없다는 거 떳떳이 푸른 그 깃발 홀로 들고 서는 뜻 (2016년) 술 한 잔을 권하며 김 재 황 우리가 있으니까 너와 내가 있잖은가, 술잔을 부딪치면 넓은 길이 나타난다, 나보다 남을 위하여 베풀기를 바라네. (2016년) 모기같이 나쁜 김 재 황 검은 밤 쏘다니며 우는 짓을 하지 마라 남의 피 빨아먹는 하늘 죄도 짓지 마라 벗은 몸 골라 노리니 그야말로 나쁜 놈. (2016년)

오늘의 시조 2022.03.20

단시조 3수

모자에 대하여 김 재 황 햇빛을 가리려고 머리 위에 얹었는데 밖으로 나설 때면 굴레처럼 죄어드네, 떼어도 떼지 못하는 그림자와 같구나. (2016년) 징검돌 앞에서 김 재 황 우리가 살아가는 그 일조차 이와 같지 이르는 그때그때 딛고 가며 이루는 것 오늘을 건너가기에 좋은 길이 예 있네. (2016년) 책상 앞에 앉으면 김 재 황 반듯이 몸 가누고 내 마음을 추스르면 두 귀에 스며드는 스승님의 귀한 말씀 날마다 책을 읽어라 밝은 불이 켜진다. (2016년)

오늘의 시조 2022.03.19

단시조 3수

가끔은 흥에 겨워 김 재 황 밝은 달 웃는 밤에 막걸리를 마시는데 고운 임 없더라도 푸른 앞산 펼쳐놓고 제멋에 시조 한 수로 흥타령을 안느니. (2016년) 바위 앞에서 김 재 황 보기엔 말이 적고 무뚝뚝한 편이지만 힘들고 어려울 땐 찾아가서 기대고픈 정말로 믿음직하게 그 자리를 지킨다. (2016년) 하늘 아래에서 김 재 황 하루를 사는 일이 밤길 가듯 어려운데 하늘을 떳떳하게 보며 사는 그가 누구 하얗게 구름 한 송이 비우라고 이른다. (2016년)

오늘의 시조 2022.03.18

단시조 3수

서는 팽이 김 재 황 마음을 온통 쏟고 어떤 일을 하게 되면 매질에 돌던 팽이 문득 서는 것과 같이 모든 것 높게 이르고 곱게 피는 무지개. (2016년) 콩국수를 먹으러 김 재 황 오늘은 복날인데 무엇으로 때움 하나, 가벼운 주머니에 마땅한 게 콩국수라 좀 착한 음식점으로 발걸음을 옮긴다. (2016년) 주먹에 대하여 김 재 황 가난한 마음이면 그 손바닥 비운 다음 마음이 다져지면 그 주먹을 쥐게 되니 그때야 무슨 일이든 이룰 수가 있단다. (2016년)

오늘의 시조 2022.03.17

단시조 3수

『북 치며 나팔 불며』 편 아름다운 만남 김 재 황 눈길이 가는 곳에 고운 숨결 살아나고 말없이 다가서면 보란 듯이 빚는 마음 서로가 손을 내미니 그 아낌이 꽃핀다. (2016년) 아끼는 마음 김 재 황 간다고 하는 사람 잡으려고 하지 마라 안 오는 사람이야 기다림을 갖지 마라 떠나면 그냥 보내고 다시 오면 반겨라. (2016년) 늙은 벗에게 1 김 재 황 그만큼 일했으면 무거운 짐 내려놓게 이마에 흐르는 땀 닦으면서 웃어야지 앞산을 적신 뻐꾸기 멀찌감치 밀치고. (2016년)

오늘의 시조 2022.03.16

단시조 3수

옛 벗과 한 잔 김 재 황 우리가 만난 것이 그리 오래 지났는가. 어느덧 오십 년이 긴 꿈으로 흘렀는데 막걸리 함께 마시니 어제인 듯 가깝군. (2016년) 빈 의자를 보며 김 재 황 아무나 앉으라고 마련해 둔 나무 의자 햇살이 내리쬐니 아예 없는 앉을 사람 뭐든지 때가 맞아야 맡은 일을 이루리. (2016년) 선잠 설치고 김 재 황 어둠을 왈칵 쏟고 젖은 잠을 안으려니 이 몸이 끈적끈적 늦은 별은 반짝반짝 어엿이 물소리 나면 또 하루가 열린다. (2016년)

오늘의 시조 2022.03.15

단시조 3수

젊은이들에게 김 재 황 집에서 지붕 되고 나라에선 나무 돼라, 벗끼리 기둥 되고 형제끼린 언덕 돼라, 하늘이 되고 싶거든 되려는 맘 버려라. (2016년) 긴 장마 김 재 황 하늘이 맑았어도 우산 없인 못 나갈 터 구름이 모여들면 금방 비를 또 쏟게 돼 변덕이 죽 끓듯 하니 그 마음을 어쩌나. (2016년) 이런 터득 김 재 황 잘 차린 그대 몸을 눈이 건성 보게 되고 칼 품고 하는 말을 귀가 멀리 듣게 되며 푹 숨긴 사람 마음도 불을 켜듯 알게 돼. (2016년)

오늘의 시조 2022.03.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