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시조 1346

단시조 3수

[북 치고 장구 치며] 편 뿌리 내리다 김 재 황 끊어진 풀 한 줄기 가져다가 물을 주니 남몰래 가는 뿌리 긴 가닥을 밀고 있다, 어디든 발을 뻗으면 제 고향이 되는 듯. (2016년) 다만 세월이 김 재 황 흰머리 보이는 게 자랑할 일 아니지만 남 앞에 서더라도 기죽을 일 아니라네, 세월이 그저 그렇게 물들인 일 아닌가. (2016년) 둥둥 다리 위에서 김 재 황 물고기 그 눈에는 여러 꽃이 어여쁠까, 물고기 그 입에는 모든 꿀이 달콤할까, 노니는 물고기에게 묻고 싶은 그 세상. (2016년)

오늘의 시조 2022.04.23

단시조 3수

[북 치고 장구 치며] 편 길 위에 길 김 재 황 들에는 여러 꽃이 마주 보며 노래하고 세상에 길 위에는 다른 길이 달려가니 모두가 어울리는 것 고운 꿈을 엮는다. (2016년) 길 위에 길 김 재 황 들에는 여러 꽃이 마주 보며 노래하고 세상에 길 위에는 다른 길이 달려가니 모두가 어울리는 것 고운 꿈을 엮는다. (2016년) 홍시를 먹으며 김 재 황 익어서 물렀는데 어찌 그리 달콤하고 넘기니 든든하여 늙었어도 칠칠할 듯 어둡던 마음자리에 작은 불이 켜진다. (2016년) 눈감은 밤바다에 나라가 어두워서 촛불 켜고 앉았는가, 눈감은 밤바다에 저 빛들이 꽃피웠네, 하늘도 깨어 있으니 거짓말을 밝혀라. (2016년 11월 12일) 홍시를 먹으며 익어서 물렀는데 어찌 그리 달콤하고 넘기니 든든하여 늙었어도 ..

오늘의 시조 2022.04.22

단시조 3수

[북 치고 장구 치며] 편 나쁜 버릇 김 재 황 입에서 나오는데 검정 빛이 묻었으면 무언가 숨기려는 나쁜 뜻이 담겼느니 거짓말 자꾸 뱉으면 버릇으로 굳는다. (2016년) 좋고 싫음이 김 재 황 더위가 몰려들 때 짙은 그늘 찾더니만 추위가 밀려들 땐 쬐는 햇볕 찾아가니 세상에 좋고 싫음이 때에 따라 있군요. (2016년) 울화병 걸리다 김 재 황 나라를 흔드는 게 어김없이 또 거짓말 모두를 속이려니 환한 일도 모르는 척 잘못을 벌주지 않는 그 사람들 때문에. (2016년 11월 5일)

오늘의 시조 2022.04.21

단시조 3수

[북 치고 장구 치며] 편 물에서 놀다 김 재 황 돌 위에 올라서서 흐르는 것 바라보면 잡힐 듯 그리움이 꼬리 치며 나타나고 아무리 외면해 봤자 자꾸 눈길 따른다. (2016년) 세상에 이런 일이 김 재 황 사람만 어려운 일 있는 것이 아니란다, 벼랑에 매달려서 웃고 사는 풀도 있다, 어디에 마음 두는가 다만 그게 문제다. (2016년) 쉬는 시간 김 재 황 열심히 일한 만큼 안긴 것이 아늑한데 조금만 깃을 펴도 점점 깊이 빠져들고 스르륵 졸음이 와서 옅은 꿈에 젖는다. (2016년)

오늘의 시조 2022.04.20

단시조 3수

[북 치며 장구 치며] 편 참된 말씀 김 재 황 깨끗이 그 마음을 비워 내지 않고서는 날마다 닦더라도 빛이 날 수 있겠냐고 도자기 놓인 그대로 나를 보며 말하네. (2016년) 배 한 척 김 재 황 도도히 ‘돛’을 걷고 맨몸으로 머문 가을 단단히 ‘닻’을 놓고 물가에서 안는 하늘 ‘배’라는 이름 하나가 사람 마음 찌른다. (2016년) 모자를 눌러 쓰면 김 재 황 들뜨던 내 마음이 차분하게 내려앉고 안개가 걷히면서 자리 잡는 아침인데 멀찍이 바라다보는 바다 눈이 뜨인다. (2016년)

오늘의 시조 2022.04.19

단시조 3수

[북 치고 장구 치며] 편 무덤 이야기 김 재 황 겉으로 보기에는 좋은 무덤 닮았어도 속으로 파고들면 나쁜 무덤 없겠는가, 명당이 따로 있을까 베풂처럼 머문다. (2016년) 누구나 다 김 재 황 사람은 누구든지 저 스스로 할 일 있지 제 일을 남의 손에 맡긴다면 어찌 될까, 사람도 제 꼴 아니고 모든 일을 망치네. (2016년) 물의 비늘 김 재 황 따르면 미끌미끌 거스르면 까끌까끌 세우면 어둡지만 뒤집으면 반짝인다, 목숨을 부지하려면 그리하는 수밖에. (2016년)

오늘의 시조 2022.04.18

단시조 3수

[북 치고 장구 치며] 편 꿈꾸듯 간다 김 재 황 안 쉬고 물은 가니 부드럽게 길이 되고 때 되면 풀은 쉬니 낮아져서 잠이 든다, 불 일던 마음 자락도 그냥 멀리 꿈길로. (2016년) 두물머리에 모여서 김 재 황 남쪽과 북쪽에서 흘렀는데 만난 강물 그 인연 크디크니 한강으로 불렀구나, 우리가 만난 그때를 물길처럼 가득히-. (2016년) 선비와 참치 김 재 황 쉼 없이 움직여야 숨을 쉬며 사는 참치 쉴 수가 없는 벌이 끝날 때는 언제인가. 그 걸음 쉬지 못하는 선비 삶을 닮았네. (2016년)

오늘의 시조 2022.04.17

단시조 3수

[북 치고 장구 치며] 편 이게 곧 망령 김 재 황 나이가 많아지면 하는 말을 줄여야지 묻지도 않았는데 지닌 뜻을 지껄이네, 이 짓을 망령이라고 어른들이 이른다. (2016년) 태초의 끈 김 재 황 저 넓은 하늘과 땅 어쩌다가 만났을 때 한 가닥 이어진 끈 늘어져서 매듭 맺고 이 어둠 물러서도록 꽃 한 송이 피운다. (2016년) 숨 쉬는 그릇 김 재 황 무엇을 담으려면 가두어선 안 되는 것 가만히 앉았어도 빈 바람은 오가는 것 살아서 숨어 있는 것 지켜야만 꿈꾼다. (2016년)

오늘의 시조 2022.04.16

딘시조 3수

[북 치고 장구 치며] 편 시를 읊는다 김 재 황 저 혼자 횡설수설 길거리의 미친 사람 가만히 들어 보면 난해시를 따르는 듯 속 깊은 욕구불만이 푸른 꽃에 머문다. (2016년) 아이와 어리게 김 재 황 누구나 옛 마음을 지니고서 살아가니 말없이 손을 잡고 나들이를 나왔구나, 어리게 오늘 하루는 아이하고 노니네. (2016년) 두물머리 나루터 김 재 황 줄줄이 많은 배가 드나들던 곳이라도 그때가 흘러가면 자국 없기 마련이라 말없이 일곱 글자로 아쉬움을 새겼네. (2016년)

오늘의 시조 2022.04.15

단시조 3수

[북 치고 장구 치며] 편 굴길 앞에서 김 재 황 맨살을 뻥 뚫으니 기막힐 일 아니겠나, 아파도 입 닫으며 눈감은 게 아니겠나, 사람이 제 욕심으로 크디큰 산 울린다. (2016년) 떠나는 이에게 김 재 황 내 땅이 있을까요 남의 땅이 있을까요 한 자락 햇살처럼 머물다가 떠나는 것 그대가 앉았던 자리 치워 놓고 가시오. (2016년) 아직 떫다 김 재 황 지금껏 살아오며 이룬 것이 뭐가 있나, 마음을 놓을 만큼 산언덕도 못 올랐다, 서산에 저녁놀처럼 지는 내 삶 떫구나. (2016년)

오늘의 시조 2022.04.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