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시조 1345

단시조 3수

[서다] 편 비둘기에게 김 재 황 왜 자꾸 우리 집에 구구대며 찾아오니? 비워 둔 방이라도 세를 놓기 어렵단다, 해로움 주는 세입자 누구냐면 바로 너! (2017년) 잘생긴 장끼 김 재 황 길게 뺀 꽁지깃이 봄바람에 꿈을 얹고 뽐내는 목 깃털은 둘러놓은 꽃 목도리 그 걸음 디딜 때마다 춤사위를 챙긴다. (2017년) 우기는 너 김 재 황 처음엔 지닌 생각 모자라서 우기다가 나중엔 안 지려고 틀렸어도 우기는데 얼마나 보기 싫은지 찌푸리는 눈살들. (2017년)

오늘의 시조 2022.05.12

단시조 3수

[서다] 편 인헌시장을 오가며 김 재 황 내미는 팥떡 값을 두 눈으로 알아보고 철 따른 푸성귀에 지친 입맛 되살리며 슬며시 지갑 쪽으로 내 마음이 쏠린다. (2017년) 살려고 먹기를 김 재 황 바쁘게 사노라면 먹는 일도 잊게 되고 놀면서 지낸다면 먹는 일만 찾게 되지 할 일이 있는 사람은 먹기보다 살기다. (2017년) 큰 쥐를 보고 김 재 황 새벽에 보려니까 큼지막한 쥐 한 마리 고양이 흔하건만 못 잡는지 안 잡는지 젊을 적 쥐잡기 운동 어제처럼 새롭네. (2017년)

오늘의 시조 2022.05.11

단시조 3수

[서다] 편 맨발로 그분에게 김 재 황 오늘도 어린 나를 기다리고 계신 거기 기쁘게 걸어가는 내 마음이 보인 그거 나 또한 신발을 벗고 가난해야 한다네. (2017년) 깊은 밤에 탑돌이 김 재 황 이제야 가슴 속에 세워 놓은 석탑 하나 옛 스승 말씀으로 모셔 놓은 진신 사리 어둠이 깊은 밤이면 두 손 펴고 맴돈다. (2017년) 보고 걷지만 김 재 황 못 보는 지렁이도 그가 사는 곳이 있고 못 걷는 소나무도 그가 가는 길이 있지, 사람은 보고 걷지만 살고 갈 줄 모르네. (2017년)

오늘의 시조 2022.05.10

단시조 3수

[북 치고 장구 치먀] 편 부는 바람 김 재 황 깃발이 몸을 틀면 덩달아서 빙글 돌고 부채가 춤을 추면 살랑살랑 그 속삭임 강물에 띄운 나뭇잎 미는 손을 닮느니. (2016년) 오늘따라 저 하늘이 김 재 황 피바람 일으킬 듯 벼려 놓은 칼도 같고 서러움 머금은 듯 때려 빚은 종도 같네, 내 길이 닿아 있는데 어찌 아니 떨릴까. (2016년) 남현동 수경공원 김 재 황 가깝게 관악산을 앉혀 두고 있는 자리 산길을 가려거든 여기 모여 함께 가세, 두 나무 가운데 서서 기념사진 찍고서. (2016년)

오늘의 시조 2022.05.09

단시조 3수

[북 치고 장구 치며] 편 참 좋은 물 김 재 황 그처럼 좋은 것이 이 세상에 없다는데 그같이 생겼지만 나쁜 것이 많은 이거 낮은 곳 머물지 않고 바람처럼 치닫네. (2016년) 강천보에서 김 재 황 흐름을 막았으니 거스름이 클 터인데 겉으로 보기에는 참은 듯이 잠잠하고, 어질게 마음을 써서 어도만은 틔웠네. (2016년) 현충원에서 김 재 황 나라에 몸 바치고 선잠 드신 넋들이여 장하신 그 숨결을 내 가슴에 안으오니 깊은 강 흘러가듯이 고운 꿈길 가소서. (2016년)

오늘의 시조 2022.05.08

단시조 3수

[북 치고 장구 치며] 편 쌍어문에 대하여 김 재 황 어떻게 흘러 왔나 무리 이끈 그 발걸음 물고기 따르는 것 지닌 마음 더욱 깊게 옛 나라 높은 이름을 무늬 안에 담았다. (2016년) 사는 동안 김 재 황 머물고 떠나가는 그 자리가 숲이라도 바람이 드나들 듯 물소리가 흘러가듯 더럽힘 오직 없기를 마음으로 바라네. (2016년) 하늘공원 앞에서 김 재 황 추웠던 옛 시절이 엎드려서 꿈을 열고 살짝 분 갈바람에 억새 숲은 들뜨는데 어딘가 품을 파고든 아기식물 그 야고. (2016년)

오늘의 시조 2022.05.07

단시조 3수

[북 치고 장구 치며] 편 종소리 김 재 황 누구를 깨우려고 어느 몸을 때리는가, 놀라서 날아가듯 그 아픔을 뱉는구나, 들으면 모든 가슴이 꽃송이를 빚는다. (2016년) 꽃에 대하여 김 재 황 목숨이 바람 앞에 흔들리는 촛불 같아 강물로 큰 걸음을 끊임없이 걷고 싶어 아픔을 힘껏 깨물며 아름답게 버는 넋. (2016년) 눈길을 가며 김 재 황 하얗게 눈 내린 길 걸어가기 참 어렵고 무거운 내 발자국 찍어 놓기 두려운 일 차라리 집에 머물 걸 괜히 밖에 나왔네. (2016년 11월 26일)

오늘의 시조 2022.05.06

단시조 3수

[북 치고 장구 치며] 편 성탄일에 김 재 황 그분이 태어난 날 이제 다시 밝았으니 그분이 가르친 말 모든 이가 따라야지 이웃을 사랑하는 법 바로 알고 써야지. (2016년) 목련이 필 때 김 재 황 밝은 눈 번쩍 뜨고 기지개를 크게 켤 때 하얀 꽃 활짝 피며 찢긴 하품 가득 물면 저 하늘 어쩔 수 없이 가려움에 봄 연다. (2016년) 많이 오는 눈 김 재 황 아무리 희더라도 한 길 넘게 쏟아지면 우리가 가는 길에 검은 울로 막아서고 물소리 들릴 때까지 모든 소식 끊긴다. (2016년 12월 14일)

오늘의 시조 2022.05.05

단시조 3수

[북 치고 장구 치며] 편 내 맘 젖다 김 재 황 가랑잎 떨어져도 내 눈시울 젖는 요즘 가을비 쏟아지니 내 마음속 흠뻑 젖네, 북한산 바라다보면 흐르는 듯 가는 길. (2016년) 하늘에 뜬 별을 보며 김 재 황 이 세상 어디 가든 숲 아닌 숲 있겠는가, 이 밀림 모든 곳이 길 아닌 길 아니겠나, 이 어둠 이리 깊어도 별을 보며 또 간다. (2016년) 바닷가를 그리며 김 재 황 살아서 움직이면 비린 길이 나타나고 달려온 물소리는 더운 숨을 지우는데 날개를 펼칠 때마다 해당화는 붉으리. (2016년)

오늘의 시조 2022.05.04

단시조 3수

[북 치고 장구 치며] 편 돋보기 유감 김 재 황 젊어서 보이던 것 늙은 후에 안 보이니 되도록 보지 말 것 높은 이가 이르는데 눈뜨면 이게 놓인 곳 자꾸 손이 가누나. (2016년) 비눗방울 놀이 김 재 황 잘 섞은 비눗물에 어린 입김 넣어 주면 빈 방울 열리는데 일곱 가지 고운 빛깔 내 손에 넣고 싶지만 잡을 수가 없다네. (2016년) 초가집 문풍지 김 재 황 어둠은 닫았으나 가는 달빛 오고 있나, 바람은 막았으나 사는 숨결 트고 있나, 그리운 초가집 창문 추운 날에 따습다. (2016년)

오늘의 시조 2022.05.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