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시조 1345

단시조 3수

[서다] 편 위태로운 나라 김 재 황 썩은 곳 생겼을 땐 잘라 내야 마땅하지 안 된다 그냥 두면 목숨까지 잃고 만다, 나라도 그럴 수 있지 바로 지금 위기지. (2017년 4월 18일) 국수마을에서 김 재 황 여기선 어느 때고 큰 잔치가 벌어진 듯 내오는 국수 그릇 입 벌리게 엄청 큰데 남기면 안 되지 안 돼 국물까지 마신다. (2017년) 늙으면 서울에서 김 재 황 편하게 살다 보면 아픈 곳도 많아지니 시골로 아예 가서 텃밭이나 가꿔 볼까, 아니야 외롭지 않게 서울에서 살 거야. (2017년)

오늘의 시조 2022.06.11

단시조 3수

[서다] 편 행주산성 올라서 김 재 황 강물은 말이 없이 저 아래서 흐르는데 마음은 바람 앞에 촛불인 양 흔들리네, 스스로 서지 못하면 어찌 나라 지킬까. (2017년) 조팝나무 가까이 김 재 황 날씨가 맑게 되니 나들이를 나왔는데 예전에 내가 만난 갈증인지 여유인지 가까이 다가오라고 흰 꼬리를 치누나. (2017년) 살기 힘든 세상 김 재 황 물까지 사 먹을 줄 짐작하지 못했는데 숨조차 잘 못 쉬니 어찌해야 좋겠는가. 걷기도 힘든 나이라 살기 정말 고되네. (2017년)

오늘의 시조 2022.06.10

단시조 3수

[서다] 편 벚꽃 길을 걸으며 김 재 황 벗이여 이제 우리 피는 꽃을 보았으니 앞으로 지는 꽃은 보러 오지 마십시다, 만남은 늘 즐거우나 그 떠남은 슬프니. (2017년) 목욕탕에서 김 재 황 모든 이 벗었으니 부끄러움 안 갖는데 젊은이 멋진 몸에 부러워함 있긴 있네, 그 옛날 지난 한때가 부지런히 가누나. (2017년) 행주산성 오르며 김 재 황 여기가 어디인가 이 나라를 지킨 자리 병사는 돌 던지고 아녀자는 돌 나르고 적군을 물리친 함성 이제 다시 듣는다. (2017년)

오늘의 시조 2022.06.09

단시조 3수

[서다] 편 아, 핏빛 노을 김 재 황 안 뵈고 안 울어도 기러기가 쪼는 하늘 수없이 그 가슴이 부리 끝에 찢긴 아픔 저린 손 접은 하루가 핏빛 업고 떠난다. (2017년) 별목련 앞에서 김 재 황 이 봄에 하얀 눈이 나무 위에 내린 듯이 흰 꽃을 몸에 두른 아기 목련 맑은 꿈길 별 아닌 저 빛난 별들 비운 품에 안는다. (2017년) 뺨이 붉은 진달래 김 재 황 깊은 잠 새근새근 꿈결 타고 달리더니 봄빛에 하품 무는 뺨이 붉은 아가씨여 기나긴 네 속눈썹이 내 걸음을 이끈다. (2017년)

오늘의 시조 2022.06.08

단시조 3수

[서다] 편 세월호 드러나다 김 재 황 하루가 길고 긴데 왜 이제야 꺼냈는가, 드러낸 그 몰골이 내 보기에 참담한데 굿이야 하지 못해도 옷 여미고 묵념을! (2017년 4월 9일) 봄은 왔어도 김 재 황 봄날은 맑았는데 추위 다시 돌아올 듯 마음이 어두우니 웃는 꽃도 우는 듯이 앞길도 보이지 않는 오늘 하루 걷는다. (2017년) 이 밤에 갯벌을 김 재 황 깊은 밤 되었는데 얕은 잠도 오지 않고 저 밖에 고양이는 어찌 와서 울고 있지? 먼동이 터 올 때까지 먼 갯벌만 헤맨다. (2017년)

오늘의 시조 2022.06.07

단시조 3수

[서다] 편 자목련이 하는 말 김 재 황 슬픔에 잠겨 있는 이 얼굴을 보십시오, 새봄이 다시 와도 내 가슴은 어둡지요, 바람을 찾는 소리가 저 하늘에 찹니다. (2017년) 수평선을 보며 김 재 황 단 한 번 조이어도 보는 마음 팽팽하고 눈 한 번 깜박이면 전율하듯 쇠줄 운다, 하고픈 내 말 한마디 막 쏟아야 하는데. (2017년) 버드나무 신록 김 재 황 하늘은 새파란데 버들잎은 누른 초록 마음이 따라가면 옛 시절이 펼쳐지고 어릴 적 버들피리가 귓바퀴에 얹힌다. (2017년)

오늘의 시조 2022.06.06

단시조 3수

[서다] 편 백목련 그 얼굴 김 재 황 빛깔은 새하얗게 규중 색시 달님인데 생김은 탐스럽게 중국 일색 양귀비여 수줍음 몸서리치게 나를 보며 웃는다. (2017년) 보라매공원 방문 김 재 황 봄빛이 잡아끄니 어디든지 나가 보자 가까운 거리면서 따뜻함이 고이는 곳 그 입구 들어서는데 개나리가 반긴다. (2017년) 운동장 세 바퀴 김 재 황 건강을 생각하며 한 바퀴를 돌고 나서 어떻게 살아갈지 캐물으며 또 한 바퀴 마음을 깨끗이 갖기 세 바퀴를 마친다. (2017년)

오늘의 시조 2022.06.05

단시조 3수

[서다] 편 참다운 문인으로 김 재 황 날마다 글 쓰는 힘 어디에서 얻을 건가 내 글을 읽어 주는 사람한테 얻게 되지 열심히 좋은 글 써야 참된 보답 얻는다. (2017년) 현관 앞에 놓인 구두 김 재 황 그 생김 낡았지만 단정하게 놓인 것이 누구를 섬겼는지 바로 느낌 와서 닿네, 삶의 길 함께 걸으면 부부처럼 닮는가. (2017년) 개와 함께 가는 여자 김 재 황 둘이서 함께 걷기 누가 먼저 원한 건가, 나들이 함께 다닐 남친 하나 없는 건가 그 언제 굴레가 될지 살아 봐야 알리라. (2017년)

오늘의 시조 2022.06.04

단시조 3수

[서다] 편 안 늙는 그거 김 재 황 오랜 벗 만났을 때 무엇 먼저 생각나나, 술 한 잔 간절하고 꽃 이야기 여전하지 그 가슴 아끼는 마음 안 늙기를 바라네. (2017년) 변덕스러운 날씨 김 재 황 아침에 나올 때는 맑은 하늘 보였는데 얼마큼 걸었을 때 검은 하늘 바뀌었고 이윽고 비를 쏟으니 이런 낭패 없구나. (2017년) 파주출판도시에서 김 재 황 책 읽는 기쁨이야 무엇보다 좋고 좋지 날마다 책을 보면 마음 곳간 풍성하지 책 안에 나무숲처럼 모든 목숨 깃들지. (2017년)

오늘의 시조 2022.06.03

단시조 3수

[서다] 편 들꽃의 노래 김 재 황 만나니 반갑다고 인사하는 갖가지 꽃 누군들 귀엽다고 다시 보지 아니할까, 낯익은 얼굴이라고 그 이름도 부른다. (2017년) 다 늙어 막무가내가 김 재 황 아이가 깨질 물건 안 준다고 떼를 쓴다, 엄마는 안 된다고 손 흔들며 달래 본다, 다 늙어 막무가내가 어렸을 때 싹 큰다. (2017년) 달팽이의 길 김 재 황 머물 곳 없는 것이 얼마나 큰 슬픔인 줄 큰 전쟁 안 겪어도 뼈 시리게 모두 알지 집 한 채 달랑 지고서 자기 길을 떠난다. (2017년)

오늘의 시조 2022.06.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