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시조 1345

단시조 3수

[서다] 편 다이어트에 대하여 김 재 황 그 몸이 날씬한 게 아름답긴 하다마는 안 먹고 살 빼기는 크나크게 잘못이지, 건강을 지닌 다음에 남의 눈도 있다네. (2017년) 수국의 표정 김 재 황 참 작은 느낌에도 얼굴 빛깔 변하는데 신맛에 놀란 듯이 떫은맛에 화난 듯이 맛 하나 제대로 보는 감정사가 너구나. (2017년) 못 참겠네, 무더위 김 재 황 여름비 질금질금 내리고 난 한낮인데 무더위 찐득찐득 내 참을성 건드리네, 오늘은 다리 밑에서 부채질에 빠지리. (2017년)

오늘의 시조 2022.07.12

단시조 3수

[서다] 편 꽃 같은 삶 김 재 황 말하지 않더라도 나를 보면 알 수 있게 내 눈이 속삭이고 내 마음이 환히 웃게 남에게 절로 베풀며 살 수 있게 되기를. (2017년) 해바라기 앞에서 김 재 황 밝은 빛 따라 서서 눈길일랑 주지 마라 그 빛이 강할수록 눈이 멀게 되기 쉽다 벗은 빛 둥근 얼굴에 까만 눈들 보이네. (2017년) 태풍 오다 김 재 황 무엇을 날리려고 그 걸음을 내딛는가, 서 있는 것이라면 길바닥에 누이려고 손바닥 넓게 펴고서 한달음에 오는가. (2017년)

오늘의 시조 2022.07.11

단시조 3수

[서다] 편 부탄의 얼굴 김 재 황 그 길이 바람이니 사는 일이 즐거운데 지닌 게 적더라도 이웃에게 주는 마음 꽃처럼 누굴 만나든 안 꾸미고 웃는다. (2017년) 부탄의 깃발 김 재 황 가만히 잠길 때면 그 빛깔이 눈부셔도 바람을 타고 나면 품은 뜻이 맑아지고 가난도 품에 안으면 가는 길이 가볍다. (2017년) 쥐가오리 김 재 황 물 위로 날개 치며 올랐다가 떨어지는 그 소리 들을 때면 마음들이 설레는데 남보다 우뚝해야만 길게 살길 있는 것. (2017년)

오늘의 시조 2022.07.10

단시조 3수

[서다] 편 이른 아침 우는 새 김 재 황 든 잠을 잡으려고 서러운 밤 지닌 걸까, 긴 꿈이 휘감아서 깨어난 게 슬픈 걸까, 울어도 꽃은 또 피고 아침 해는 뜬다네. (2017년) 열대야 안에서 김 재 황 펄처럼 검은 밤이 깊어지는 자정 너머 바닷물 쓸리는 듯 새하얗게 잠은 먼데 저 하늘 작은 별들만 깜박깜박 조는가. (2017년) 꽁치구이 김 재 황 대학교 다닐 때는 자주 먹곤 하였는데 그 모습 만난 지가 언제인지 가물가물 오늘은 점심 식사로 너를 다시 맛본다. (2017년)

오늘의 시조 2022.07.09

단시조 3수

[서다] 편 쇠뜨기 김 재 황 옛 아이 달려가다 미끄러진 그 산비탈 휘파람 이미 잊고 버들피리 모두 잃고 소처럼 우직한 삶이 산 기대고 앉았네. (2017년) 깊은 산 김 재 황 그 앞에 서 있으면 궁금증이 새파란데 어릴 때 들어가서 나오지를 않는 사람 지금도 소식은 없고 골짝 물만 흐른다. (2017년) 낙타처럼 김 재 황 뼈라도 입에 넣고 질겅질겅 씹었으니 긴 사막 느릿느릿 모랫길을 걸어가고 목마름 견디고 나서 벌컥벌컥 마신다. (2017년)

오늘의 시조 2022.07.08

단시조 3수

[서다] 편 슬픈 반달 김 재 황 밤중에 하얀 쟁반 누가 반쪽 감추었나, 저토록 흰 그리움 누가 한쪽 가져갔나, 봉우리 올라선 내가 슬픈 반달 챙긴다. (2017년) 산이 지닌 힘 김 재 황 저 산이 의젓한 것 받치는 게 무엇일까, 낮은 골 축축하게 쓸고 가는 냇물 소리 무언가 지켜야 할 때 불끈 솟는 힘이여. (2017년) 산꽃 노루귀 김 재 황 실바람 살금살금 벗긴 안개 하얀 이마 꿈나라 가물가물 고인 입맛 담긴 하품 숨소리 더욱 파랗게 꽃 웃음을 보낸다. (2017년)

오늘의 시조 2022.07.07

단시조 3수

[서다] 편 눈 머문 산 김 재 황 흰 눈이 봉우리에 오래도록 왜 머물까, 발 저린 기다림은 새하얗게 눈을 뜨고 내 안에 갇혔던 새만 날아가서 깃든다. (2017년) 여름 소나기 김 재 황 누가 날 찾아왔나 창문 똑똑 두드리니 졸음은 멀리 가고 열린 산이 다가선다, 더위를 가볍게 씻고 곱게 뜨는 무지개. (2017년) 산과 함께 김 재 황 산에서 나무들이 열고 있는 그 춤사위 살며시 엿본다면 누구나 다 함께 덩실 손잡고 원을 그리며 산자락을 돌 거야. (2017년)

오늘의 시조 2022.07.06

단시조 3수

[서다] 편 서러움 김 재 황 날마다 산을 타던 그 사람은 어디 갔나, 모두가 가고 나도 산은 홀로 앉아 있고 저 산에 넋을 놓다가 문득 깨면 구름밭. (2017년) 벗과 산길로 김 재 황 먼 산이 구부려서 업히라는 시늉할 때 내 눈에 어렴풋이 작은 길이 보이는데 온 일을 잊으려거든 우리 함께 떠나자. (2017년) 옆에 눕다 김 재 황 봄비가 오는 날엔 산도 일찍 몸 씻는데 내 맘은 덩달아서 뜰을 쓸고 발을 치네, 밤새껏 저 산 옆에서 긴긴 꿈을 엮으리. (2017년)

오늘의 시조 2022.07.05

단시조 3수

[서다] 편 산 마음 김 재 황 언제나 내 마음은 우뚝 솟은 쪽에 있고 틈틈이 산을 가도 둘이 나눈 말이 없다, 그 샘을 받아 마시면 산 마음을 알겠지. (2017년) 발자국 김 재 황 길인 듯 길 아닌 듯 산자락을 올라가면 누군가 딛고 갔을 검은 돌길 그 발자국 몇 번만 따라서 걷고 산 무릎에 앉는다. (2017년) 연꽃 산 김 재 황 구름이 몰려들자 산은 그만 둥둥 떠서 큰 잎을 펼쳐 놓고 꽃송이를 내미는데 하늘로 손을 모으니 연꽃 말이 들린다. (2017년)

오늘의 시조 2022.07.04

단시조 3수

[서다] 편 개화 1 김 재 황 못 참게 가려워서 긁은 살에 피가 나니 그 일을 잊으려고 한 입술을 꽉 깨물면 비로소 빛이 번지지 돋은 날개 저 아래. (2017년) 개화 2 김 재 황 웃음을 흘린 만큼 짧은 철이 빨리 오고 누군가 도움으로 집 한 채를 짓고 나니 마침내 땅에 내리는 그분 말씀 몇 마디. (2017년) 점심밥 김 재 황 하루에 한 끼밖에 안 먹고도 산다는데 아침은 챙겼으니 빈 몸으로 산에 든다, 풀꽃이 반길 때마다 냉큼 받는 점심밥. (2017년)

오늘의 시조 2022.07.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