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시조 1411

단시조 3수

[서다] 편 길들인 버릇 김 재 황 아침에 책을 읽는 기막히게 좋은 버릇 어느덧 날이 가고 길들이길 석 달인데 이제는 저절로 발이 그 서실로 향한다. (2018년) 팥배나무 불빛 김 재 황 빨갛게 불을 켜니 아름다운 숲속 잔치 가난한 어느 목숨 곱게 가꿀 마음인가, 뜨겁게 하룻밤 길이 작은 손을 잡는다. (2018년) 그리운 얼굴 김 재 황 새벽에 일어나서 씨 뿌리듯 시를 읽고 먼 하늘 바라보니 떠오르는 달빛 얼굴 그립다 만나고 싶다 파란 싹이 돋는다. (2018년)

오늘의 시조 2022.08.26

단시조 3수

[서다] 편 오디와 직박구리 김 재 황 뜰에서 익은 오디 어느 새가 찾아오나, 떠들며 즐겨 찾긴 저 추레한 직박구리, 주제에 맛은 알아서 열매 잔치 벌인다. (2018년) 약에 대하여 김 재 황 쓴 약이 몸에 좋다 익은 속담 떠오르니 그 말이 옳긴 옳나 묵은 서적 찾아본다, 심장에 좋을 수 있고 안 좋기는 간장에. (2018년) 잘사는 법 김 재 황 어떻게 이 세상을 살아가야 좋은 걸까, 온종일 주물러도 싫증 나지 않는 일을, 붙들고 하루하루를 살 수 있게 된다면. (2018년)

오늘의 시조 2022.08.25

단시조 3수

[서다] 편 방울토마토 김 재 황 생긴 게 멋있는데 따져 볼 것 있겠는가, 큰 기대 걸고 나서 입에 넣고 깨물었네, 보기엔 그리 좋아도 시도 달도 아닌 맛. (2018년) 깨어나면 김 재 황 나 지금 틀림없이 꿈을 꾸고 있는 거야 나 이리 늙었다니 믿을 수가 없는 일야 한창인 젊은 나인 걸 깨어나면 알 거야. (2018년) 현충일 아침에 김 재 황 나라에 바친 목숨 고운 꽃을 이루었고 우리는 그 앞에서 작은 머리 숙이오니 뜻 담은 하늘이시어 홀로 서게 하소서. (2018년)

오늘의 시조 2022.08.25

단시조 3제

[서다] 편 침묵에 대하여 김 재 황 조금씩 쌓이다가 빠지도록 깊은 그것 이따금 깨뜨려서 더 새로움 지키더니 무겁게 흐르는 동안 띄우는지 복사꽃. (2018년) 저마다 특기 김 재 황 달팽인 다리 없이 풀숲의 길 잘 다니고 눈 없는 지렁이는 땅속 일을 환히 보며 나는야 술이 없어도 시 한 수에 취한다. (2018년) 통일에 대하여 김 재 황 한반도 나뉜 때를 헤아려서 무엇 하나, 중간이 끊기는 게 나라만은 아닐 텐데 그 언제 이어질 날도 그분께서 정하리. (2018년)

오늘의 시조 2022.08.24

단시조 3수

[서다] 편 길 잃은 참새 김 재 황 어쩌다 방 안으로 발을 딛게 되었는지 날 보자 깜짝 놀라 이리저리 나는구나, 괜찮다 가슴 내리고 집 밖으로 나가라. (2018년) 어려운 사랑 김 재 황 섣불리 하지 말라 사랑이란 바로 그 짓 한 마디 아낀다는 그 말 아직 부족하다, 끝까지 그 그림자로 지켜 살 수 있어야. (2018년) 서울에 사는 까닭 김 재 황 시골에 사는 것이 늘 간직한 꿈이지만 밭 갈고 씨뿌리기 쉬운 일이 아니기에, 뭐든지 밥값 하려면 사람 많은 서울이-. (2018년)

오늘의 시조 2022.08.24

단시조 3수

[서다] 편 정자에서 김 재 황 즐겁게 흘러가는 물소리를 듣고 나니 어치가 날아와서 꼬리의 깃 흔드는데 바람은 풀꽃 냄새를 코끝에다 대네요. (2018년) 언제나 말조심 김 재 황 믿는 것 어렵기는 사람 말이 가장 큰데 그런 말 언제 했나 그 손바닥 뒤집듯이 말이란 한 번 뱉으면 다시 담지 못하네. (2018년) 이른 더위 김 재 황 껴입은 내복마저 아직 벗지 않았는데 땀방울 송골송골 온 몸뚱이 끈적끈적 아무리 달구더라도 뜨거운 차 마신다. (2018년)

오늘의 시조 2022.08.24

단시조 3수

[서다] 편 참지 못하면 김 재 황 누구나 하고자 함 지니고서 살고 있지 알맞게 고른 때에 행하는 게 중요한데 멋대로 참지 못하면 공든 탑이 헐린다. (2018년) 칠엽수를 보며 김 재 황 나 홀로 공원 가를 쓸쓸하게 걷노라니 잘 자란 칠엽수가 보란 듯이 나타나고 아우들 챙기지 못한 그 먹구름 무겁다. (2018년) 발을 보며 김 재 황 여태껏 걸어온 게 모두 네 힘 아니겠나, 고맙다 내 길 내가 지킬 수가 있었으니 잘 닦고 곱게 아끼며 남은 삶을 살겠다. (2018년)

오늘의 시조 2022.08.23

단시조 3수

[서다] 편 시조 짓기 김 재 황 하얗게 밤이 새야 겨우 한 수 건지는데 마음에 쏙 드는 것 만나기는 별 따기지 못나도 날 꼭 찍어서 버릴 수가 없다네. (2018년) 덜꿩나무는 김 재 황 꽃 지니 무슨 말로 내 마음을 붙잡는가, 깍지 푼 손아귀에 비린 바람 절로 새고 갈 듯이 못 가에 서서 그림자를 맡긴다. (2018년) 만나러 갔더니 김 재 황 먼 하늘 바라보며 노을 마음 물드는 꽃 내 품에 안으려고 땀 흘리며 찾은 연못 연꽃은 보이지 않고 수련 몇이 낮잠 중. (2018년)

오늘의 시조 2022.08.23

단시조 3수

[서다] 편 그 새를 찾아서 김 재 황 긴 목을 늘이고서 젖은 울음 굴리더니 지금은 어느 숲에 가시 둥지 틀었을까, 먼 꿈에 훨훨 날아서 마주하고 싶구나. (2018년) 외로운 지금 김 재 황 방에서 기르는 개 그게 어디 될 말이냐, 할머니 계실 그땐 엄두조차 못 냈던 일 요즘엔 개도 한 가족 비운 자리 채운다. (2018년) 가을 앞에서 김 재 황 바람이 시려 오면 고까움이 많아지니 조그만 일이라고 섭섭하게 하지 마라, 갈잎도 슬픈 일인데 울려서야 되겠냐. (2018년)

오늘의 시조 2022.08.23

단시조 3수

[서다] 편 나라를 생각하며 김 재 황 내 뿌리 내린 땅은 바로 여기 아니던가, 한 줄기 시린 강이 흐른 자리 아니던가, 그 바람 세게 불어도 지켜야 할 나라야. (2018년) 내가 나에게2 김 재 황 내 것이 무엇인가 아무것도 내 것 없네, 내 손에 지녔어도 잠시 빌린 것들일 뿐 내 몸도 내 것 아니니 바람처럼 살게나. (2018년) 하늘 맑다 김 재 황 어제만 하더라도 구름 끼고 비 오더니 그 언제 그랬냐고 깊고 푸른 오늘이네, 모처럼 나들이 날에 안아 보는 늦봄이. (2018년)

오늘의 시조 2022.08.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