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시조 1345

단시조 3수

[서다] 편 벗들과 술 한 잔 김 재 황 모처럼 벗 만나니 술이 어찌 빠지겠나, 마음도 가득 붓고 그 술잔을 마주하면 막혔던 여러 근심이 물길인 양 뚫린다. (2017년) 걸어가는 삶 김 재 황 삶이란 정한 길을 걷고 있는 순간이라 시간이 나고 보면 걸어야만 힘을 얻고 다리가 튼튼할수록 그 하루도 뜻 크다. (2017년) 두더지에 대하여 김 재 황 무슨 짓 벌였는지 땅속에서 지내는 놈 볼 것은 보려는지 눈구멍이 조그만 놈 무엇을 찾으려는지 두 앞발만 키운 놈. (2017년)

오늘의 시조 2022.06.21

단시조 3수

[서다] 편 어느 동자승 김 재 황 무슨 말 들었는지 엷은 웃음 피어나니 볼수록 어린 마음 따로 없는 부처라네, 모든 이 이와 같으면 깨달음을 얻으리. (2017년) 뭐든지 고장이면 김 재 황 갑자기 고장이면 이리 뛰고 저리 뛰고 몸이나 물건이나 급한 마음 같은 것을 가진 돈 아끼지 말고 고쳐야만 한다네. (2017년) 늦잠을 자다 김 재 황 자리에 들었으나 이마 위에 별만 총총 이 생각 저 생각에 잠결인지 꿈결인지 새벽엔 가위눌리고 놀라 깨니 해 중천. (2017년)

오늘의 시조 2022.06.20

단시조 3수

[서다] 편 만남의 광장에서 김 재 황 남보다 먼저 와서 기다리는 사람 있지 그만큼 만나 보기 바라는 것 같겠지만 아닐세 배려의 마음 잊지 않은 까닭에. (2017년) 마스크 쓰다 김 재 황 고뿔이 안 들어도 걸핏하면 써야 하고 경보가 날 때마다 어김없이 써야 하니 이 세상 살아가기가 힘이 정말 드는군. (2017년) 비 오는 날에 김 재 황 시린 비 오더라도 바람일랑 불지 마라 어렵게 피어난 꽃 젖은 길로 날려가니, 젊은 꿈 잃어버리고 늙은 내가 서럽다. (2017년)

오늘의 시조 2022.06.19

단시조 3수

[서다] 편 다치면 안 되겠기에 김 재 황 집에 온 꼬마들은 눈에 뵈면 손이 간다, 그게 뭐 깨진다고 문제 될 것 있겠냐만 만지면 절대로 안 돼 다칠까 봐 말리네. (2017년) 대선 당일에 김 재 황 나라가 가야 할 길 물결치고 바람 부니 어떤 이 뽑을 건지 결정하기 쉽지 않다, 끝까지 살핀 다음에 내 한 표를 보태리. (2017년 5월 9일) 비는 내리고 김 재 황 앞날이 굳고 곧게 열리려고 그러는지 큰일을 치르고서 추적추적 내리는 비 모두가 뜻을 하나로 묶어야만 산다네. (2017년 5월 10일)

오늘의 시조 2022.06.18

단시조 3수

[서다] 편 겹벚꽃을 보며 김 재 황 질 때가 되었으면 마음 접고 떨어져라, 빛 잃은 눈망울로 잡는 모습 안쓰럽다, 곧 떠날 그 한순간을 벚꽃답게 맞기를. (2017년) 이가 시리다 김 재 황 아침에 세수할 때 보일러를 끄지 마라, 여름에 데운 물이 무슨 필요 있느냐고? 찬물로 입을 헹구면 놀란 이가 시리다! (2017년) 길과 삶 김 재 황 찾아도 안 보이면 길을 갈 수 있겠는가, 갈 길을 잃은 후엔 떠돌이가 될 수밖에 사람이 길 아니고는 한 찰라도 못 산다. (2017년)

오늘의 시조 2022.06.17

단시조 3수

[서다] 편 배롱나무 삶 김 재 황 맨살을 드러내니 가난한 삶 알겠는데 더우면 제때라고 수북한 꿈 내보이네, 하늘이 가까울수록 아래 땅은 멀리라. (2017년) 어느 스님 김 재 황 스님은 새벽 산을 부처처럼 여기기에 날마다 합장하고 그 가르침 받습니다, 잊으면 안 되겠기에 앞마당을 쓸지요. (2017년) 만나면 절하다 김 재 황 세상을 살아 보면 만나는 게 고마울 뿐 기뻐서 마주 보며 서로 웃는 꽃이 된다, 사는 게 별것 있을까 아끼는 일 그밖에. (2017년)

오늘의 시조 2022.06.16

단시조 3수

[서다] 편 바람과 깃발 김 재 황 어디로 떠날 건지 따질 일이 아니겠고 누구를 따를 건지 떠들 일도 아니겠다, 둘이서 만나고 나면 흔들림만 있을 뿐. (2017년) 꼬마들과 나들이 김 재 황 고운 꽃 피었으나 어린 마음 못 흔들고 꼬마들 그 눈에는 쉽게 못 본 풍경들뿐 원숭이 노는 모습에 떠날 생각 안 한다. (2017년 4월 29일) 호수 앞에서 김 재 황 물결이 잔잔하니 비칠 것은 다 비친다, 비우고 또 비워서 너그럽게 펼친 마음 고마운 오늘 하루도 나를 안고 담긴다. (2017년)

오늘의 시조 2022.06.15

단시조 3수

[서다] 편 휘파람새에 대하여 김 재 황 한 삶을 놀며 사는 멋쟁이가 너로구나 누구 맘 흔들려고 휘파람을 부는 건가, 봄날이 그 가슴에서 그리 꽃을 피우니. (2017년) 짝짝이 신발 김 재 황 댓돌에 가지런한 크기 다른 신발 두 짝 저 신을 신은 이가 걸을 때는 절뚝절뚝 오늘도 가야 할 길을 힘이 들게 하리라. (2017년) 삼십 년 지기 김 재 황 서른 번 바뀐 해가 어제인 듯 가까운데 지녀 온 우리 정은 바다인 양 깊디깊지, 내 옆에 그대 있음이 큰 기쁨을 안기네. (2017년)

오늘의 시조 2022.06.14

단시조 3수

[서다] 편 꿀벌 봤니? 김 재 황 벚꽃은 벌써 졌고 이제 밤꽃 내밀 텐데 이 세상 가장 바쁜 꿀벌들은 어디 갔니? 꽃들이 입을 모아서 불러 봐도 답 없다. (2017년) 귀 가렵다 김 재 황 털어서 티 안 날릴 어느 입성 있겠으며 살면서 흉 안 잡힐 사람 하나 없다는데 둘이서 나 멀리 두고 내 이야기 들추나. (2017년) 방충망을 치며 김 재 황 어쨌든 막는 일에 게으르면 절대 안 돼 어둠을 타고 와서 피를 빠는 바로 그들 귓전에 사이렌 소리 들린다면 잠 못 자. (2017년)

오늘의 시조 2022.06.13

단시조 3수

[서다] 편 하루에 세 번 김 재 황 하늘에 가슴 대고 느긋하게 멀리 보기 측은한 마음으로 이 세상을 안아 보기 산 따라 뒷짐을 짚고 너그럽게 봐주기. (2017년) 공원에 개구리 울다 김 재 황 나는 것 가르치던 곳인 줄을 아는가 봐 연못 속 개구리도 매 소리를 따르는 듯 공사가 있던 이 터는 살구꽃이 피는 중 (2017년) 꽃잎보다 미소 김 재 황 앵두꽃 예쁘게 핀 그늘 밑에 앉아 있는 당신은 그 꽃보다 더 곱고 흰 꽃입니다, 늘 그리 얼굴 환하게 꽃잎 미소 보이니. (2017년)

오늘의 시조 2022.06.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