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시조 1346

단시조 3수

[서다] 편 펭귄의 노래 김 재 황 밖에선 뒤뚱뒤뚱 어린 손녀 그 걸음마 물속에 들어가면 수영 선수 저리 가라 암컷이 알을 낳으면 품는 일은 수컷이. (2017년) 거리는 벌써 봄 김 재 황 얼음이 녹으면서 가슴 아픈 쩍쩍 소리 실금을 가르면서 시린 바람 가는 자리 입춘은 벌써 지났고 서울 거리 붐비네. (2017년) 깨끗한 시 김 재 황 깨끗한 시야말로 더럽히면 안 되느니 아무나 만지도록 내놓으면 때가 타지 그 뜻이 반짝이지만 숨겨야만 하느니. (2017년)

오늘의 시조 2022.05.23

단시조 3수

[서다] 편 오직 시조만 김 재 황 일생을 걸어야 할 반듯한 길 찾는다면 그보다 행복한 일 어찌 다시 있겠는가, 못난 난 오직 시조만 바라보며 걸었네. (2017년) 태극기에 대하여 김 재 황 높직이 들어야만 모든 이가 볼 수 있고 바람을 얻어야만 멋진 춤을 열 수 있네, 하늘을 닮을 수 있게 가슴으로 한 손을. (2017년) 함박웃음 김 재 황 뭐든지 복스러움 지닌다면 보기 좋지 한가득 즐거움이 담긴다면 마음 밝지, 가지에 눈송이처럼 탐스러운 꽃 같지. (2017년)

오늘의 시조 2022.05.22

단시조 3수

[서다] 편 가슴에 벌써 봄이 김 재 황 날씨가 풀어지니 처마 밑에 눈길 가고 꿈길을 달려와서 안겨드는 제비 한 쌍 지난날 다시 꽃피며 마음 마냥 설렌다. (2017년) 속을 차려야 김 재 황 아침에 일어나면 제일 먼저 하는 그 일 가슴이 시원하게 냉수 한 컵 마시는 일 마시고 속을 차려야 하루 일이 잘 풀려. (2017년) 혀의 탐욕 김 재 황 마약이 따로 없다 단맛 짠맛 둘의 유혹 빠지면 못 나오는 소금 설탕 하얀 것들 그 몸이 원하게 되면 거부할 수 없단다. (2017년)

오늘의 시조 2022.05.21

단시조 3수

[서다] 편 금에 대하여 김 재 황 해처럼 빛나니까 신의 꽃을 피웠겠지, 변함이 없으니까 오랜 꿈을 담았겠지, 얻기가 쉽지 않으니 값어치도 컸겠지. (2017년) 알몸에 대하여 김 재 황 벗는 게 부끄러운 그 까닭은 대체 뭘까 목욕을 하러 가면 아무 일도 아닌 것을 옷 입는 버릇 때문에 그런 마음 들겠지. (2017년) 거울을 보며 김 재 황 남들이 보는 나도 이러하게 보일 건가, 장독에 담긴 맛이 바로 좋은 맛이라고 생김은 별로이지만 닦는 마음 알 건가. (2017년)

오늘의 시조 2022.05.20

단시조 3수

[서다] 편 만사 제친 만남 김 재 황 그곳이 자랑하는 한식 뷔페 앉혀 두고 콧구멍 뷔페라니 구겨지는 그 큰 콧대 뷔페는 작은 일이고 만나는 게 큽니다. (2017년) 맹그로브 숲의 게 김 재 황 진흙이 깔려 있고 그늘 또한 두꺼워서 살기에 이보다 더 좋은 곳은 없겠지만, 어디나 적은 있으니 그 집게발 지녔어. (2017년) 돋보기 꺼내진 마 김 재 황 볼 만큼 보았으니 나빠진 눈 아니겠나, 읽을 것 읽으려고 그 물건을 꺼내는가, 먼 곳만 바라다보면 성낼 일도 없다네. (2017년)

오늘의 시조 2022.05.19

단시조 3수

[서다] 편 무인도라면 김 재 황 목숨을 이으려면 찾아야 할 그 먹거리 어둠을 견디려면 누워야 할 그 잠자리 그 둘을 얻은 다음에 목소리를 내야지. (2017년) 할비가 되고 나서 김 재 황 두 손녀 떠올리면 눈웃음이 절로 피지 날 보면 할비라며 아장아장 오는 모습 봄날에 꽃을 보듯이 마냥 마음 열리지. (2017년) *‘할비’는 ‘할아버지’의 낮춤말인 ‘할아비’의 방언 한강에 눈물 쏟다 김 재 황 물결을 바라보면 젖내 나는 가슴인 듯 안고서 나를 키운 내 어머니 살결이여 말없이 흐르는 강에 더운 눈물 쏟는다. (2017년)

오늘의 시조 2022.05.18

단시조 3수

[서다] 편 술 생각 김 재 황 일생에 마시는 술 정해진 양 있는 걸까 젊어서 지나친 술 늙은 지금 못 마신다, 술 생각 떠오를 때면 커피 들며 웃느니-. (2017년) 우렁이 노래 김 재 황 터놓은 물꼬에서 물소리가 흘러든 밤 희미한 달빛으로 옛 얘기는 내려앉고 볏가락 길어진 만큼 꿈자리도 좋았네. (2017년) 죽음은 산뜻하다 김 재 황 삶이란 흙과 숨이 너절하게 섞여진 것 물길을 함께 쓰면 그 마음이 깃드는데, 죽음은 산뜻하도록 온 곳으로 가는 것. (2017년)

오늘의 시조 2022.05.17

단시조 3수

[서다] 편 뒷덜미 땅긴다 김 재 황 온종일 컴퓨터에 매달려서 그런 걸까 뒷덜미 땅기더니 바로 눕기 어렵구나, 알아서 쉬어 가라고 몸뚱이가 말한다. (2017년) 바위 숲 김 재 황 뵈는 것 딱딱한데 물소리를 간직한 듯 숲 바람 지나치며 주고 가는 말소리들 바닥에 짙은 바람이 먼 달빛을 꿈꾼다. (2017년) 연어가 되어 김 재 황 먼 길을 오느라고 두 아가미 들썩이고 닿을 곳 가까우니 더욱 바쁜 지느러미 헌 목숨 다할 때까지 할일만을 한다네. (2017년)

오늘의 시조 2022.05.16

단시조 3수

[서다] 편 낡은 것과 늙은 것 김 재 황 젊을 때 어렵사리 운전면허 따고 난 뒤 낡은 차 얻어다가 몰고 다닌 적이 있지, 그 때와 마찬가지로 늙은 몸이 탈 많네. (2017년) 미소에 답하다 김 재 황 시골길 걷자니까 긁힌 아이 놀고 있다, 생채기 아플 텐데 별꽃처럼 나를 본다, 지녀 온 소독약으로 그 마음에 답한다. (2017년) 추위 보내다 김 재 황 고맙다 지친 몸이 깊은 잠을 얻게 하여 하얀 눈 내리는 밤 고운 꿈에 들었으니, 떠나라 다시 이 겨울 만날 것을 믿으며. (2017년)

오늘의 시조 2022.05.15

단시조 3수

[서다] 편 감사하는 마음 김 재 황 온종일 쉬지 않고 센 바람이 몰아쳐도 밤새껏 굵은 눈이 지붕 위로 쏟아져도 눈보라 안 치는 것을 고맙다고 여긴다. (2017년) 사랑은 감옥? 김 재 황 저 홀로 가지려고 떼를 쓰니 그렇겠지 이 뜻은 상대방을 아낀다는 바로 그것 가지면 갇히게 되니 그냥 주길 바라네. (2017년) 이 주전자에 김 재 황 술보다 이 찻물을 참뜻으로 담았으니 따뜻한 그 사랑을 따른다고 여기시오, 한 모금 들이마시면 세상살이 두둥실! (2017년)

오늘의 시조 2022.05.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