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시조 1345

단시조 3수

[북 치고 장구 치며] 편 산같이 물같이 김 재 황 산같이 마주 서서 하늘 위로 걷노라면 물같이 우리 마음 흐를 때도 있다는데 슬픔은 날려 버리고 허허 웃고 살기를! (2016년) 높은 데 올라서면 김 재 황 밑에서 다 보이니 몸가짐이 참 어렵고 바람도 세게 부니 쓰러지기 아주 쉽지 헛말을 잘못 냈다간 미움까지 받게 돼. (2016년) 마음과 몸 김 재 황 세월이 흘러가고 바뀐 것과 안 바뀐 것 마음은 그대론데 이미 이 몸 탈이 많네, 얼마나 버틸 수 있나 눈을 뜨니 새날이. (2016년)

오늘의 시조 2022.05.02

단시조 3수

[북 치고 장구 치며] 편 꽃다발에 대하여 김 재 황 남에게 좋은 일이 나에게도 즐거운 것 모두가 웃고 나니 환한 꽃도 피어나지 안으면 가득한 향기 넓어지는 그 가슴. (2016년) 갈잎나무 노래 김 재 황 겨울을 앞에 두고 잎을 버린 저 나무들 눈보라 몰아쳐도 두 눈 감고 견딜 텐데 그 아픔 감길 때마다 노란 봄꿈 열리리. (2016년) 물총새가 되어 김 재 황 흐르는 물속으로 가는 눈길 쏟노라면 물길을 거스르며 꼬리 치는 목숨이여 살처럼 내리꽂아서 빛난 얼을 잡는다. (2016년)

오늘의 시조 2022.05.01

단시조 3수

[북 치고 장구 치며] 편 남산 타워 김 재 황 풀밭에 푸른 여치 길게 늘인 더듬이로 높직이 세워 놓은 남쪽 산정 철탑이여 밤에도 잠들지 않고 모든 소리 듣는다. (2016년) 물소리 머금고 김 재 황 어둑한 길거리로 긴 촛불이 나섰는데 머무는 냇물에는 그림자가 누워 있다, 가을이 깊어갈수록 내 마음은 바쁘고. (2016년) 봉수대 앞에서 김 재 황 나라가 어두우면 모두 함께 촛불 행렬 나라가 위태하면 이어 올린 연기 불빛 나라를 지키는 데엔 온 마음이 하나다. (2016년)

오늘의 시조 2022.04.30

단시조 3수

[북 치고 장구 치며] 편 채찍으로 힘껏 치니 김 재 황 나뭇잎 울고 나서 동짓달이 깊은 오늘 더 빨리 달리라고 채찍으로 힘껏 치니 노마도 갈기 날리며 빈 들판을 가른다. (2016년) 그대 가슴에 김 재 황 그토록 내가 오래 담아 뒀던 그 한마디 이제는 보란 듯이 꼭꼭 눌러 쓰고 싶소, 내 마음 닿은 가슴에 사랑이란 그 글자. (2016년) 남산 성벽 김 재 황 내 몸을 못 지키면 얼굴 어찌 들겠으며 제 나라 못 지키면 엎드리게 될 수밖에 돌 쌓은 남산 성벽이 굳은 뜻을 전한다. (2016년)

오늘의 시조 2022.04.29

단시조 3수

[북 치고 장구 치며] 편 나뭇잎 앉다 김 재 황 바람이 쌀쌀하니 그 자리가 쓸쓸하고 낮때가 지났어도 나그네는 안 머무네, 가벼운 가랑잎만이 앉아 있는 가을날. (2016년) 풍경이 울다 김 재 황 바람이 불 때마다 들려주는 그 종소리 무언가 더 가까이 이르시는 그 목소리 가슴에 물길을 열며 회귀하는 그 소리. (2016년) 오늘은 냇물에 김 재 황 걷는 게 무겁기에 땀도 많이 나올 테고 꼭 맞는 신발이라 냄새 또한 심할 테니 흐르는 그 냇물에서 두 발 싹싹 씻겠다. (2016년)

오늘의 시조 2022.04.28

단시조 3수

[북 치고 장구 치며] 편 에스컬레이터 유감 김 재 황 가만히 서 있으면 올라가고 내려가니 늙은이 쓰기에는 그런대로 쓸 만해도 다리가 약해지는 걸 어찌하면 좋으냐. (2016년) 수표교를 보며 김 재 황 다리에 금을 긋고 그 깊이를 가늠한 건 물길을 잘 알아야 다스릴 수 있기 때문 성나서 콸콸 흐를 때 어질 그는 누굴까. (2016년) 마음이 그린 그것 김 재 황 뭐 보고 놀란 후에 나무 보고 놀랐는데 두 눈에 보이는 것 정말 아닌 헛것이듯 내 마음 나도 모르게 속된 그림 그리네. (2016년)

오늘의 시조 2022.04.27

단시조 3수

[북 치고 장구 치며] 편 묵비권은 답답하다 김 재 황 그 입은 꾹 다물고 그 머리는 도리도리 두 눈은 끔벅끔벅 두 귓전은 말 듣지만 딴전을 보는 건 기본 아주 넋을 놓기도. (2016년) 가을 산책 김 재 황 하늘이 멀게 되니 소나무는 더 푸르고 바람을 놓아 주는 장충공원 휑한 정자 멀찍이 마음만 주고 다시 길을 떠난다. (2016년) 청와대를 보며 김 재 황 왜 빨리 못 하는지 기자들을 불러 놓고 모두 다 밝힐 테니 물으라고 말하는 거 궁금증 풀고 난 뒤에 회초리도 안 늦다. (2016년 11월 26일)

오늘의 시조 2022.04.26

단시조 3수

[북 치고 장구 치며] 편 방안에 앉았어도 김 재 황 넌지시 오솔길이 나오라고 손짓하면 마음은 부리나케 빈손으로 내달리고 시원한 산들바람도 귓바퀴를 맴돈다. (2016년) 탈춤을 벌이다 김 재 황 오늘은 내가 아닌 남이 되어 노니는데 얼굴을 푹 감추고 긴 소매를 내뻗으면 아픔도 미운 사랑도 빙글 돌며 풀린다. (2016년) 물처럼 사는 법 김 재 황 무겁게 괴로울 땐 밖에 나가 어울려라 가볍게 외로울 땐 길만 보고 걸어가라 마음이 하자는 대로 그냥 몸을 맡겨라. (2016년)

오늘의 시조 2022.04.25

단시조 3수

[북 치고 장구 치며] 편 말에 대하여 김 재 황 빠르게 도망쳐서 그 목숨을 살렸지만 어디든 잘 뛰니까 올라타고 달리는데 남보다 앞선다는 게 올가미가 되었지. (2016년) 진실에 대하여 김 재 황 감추면 감출수록 뾰족하게 갈리는 것 성내듯 서두르면 송곳으로 찌르는 것 반드시 보름달처럼 밝혀지게 되는 것 (2016년) 반드시 봄은 오고 김 재 황 느긋이 빛을 안고 겨울 길을 가노라면 환하게 꽃이 피는 봄 마을에 다다르고 냇물을 타고 오르는 붕어 떼도 만난다. (2016년)

오늘의 시조 2022.04.24

단시조 3수

[북 치고 장구 치며] 편 뿌리 내리다 김 재 황 끊어진 풀 한 줄기 가져다가 물을 주니 남몰래 가는 뿌리 긴 가닥을 밀고 있다, 어디든 발을 뻗으면 제 고향이 되는 듯. (2016년) 다만 세월이 김 재 황 흰머리 보이는 게 자랑할 일 아니지만 남 앞에 서더라도 기죽을 일 아니라네, 세월이 그저 그렇게 물들인 일 아닌가. (2016년) 둥둥 다리 위에서 김 재 황 물고기 그 눈에는 여러 꽃이 어여쁠까, 물고기 그 입에는 모든 꿀이 달콤할까, 노니는 물고기에게 묻고 싶은 그 세상. (2016년)

오늘의 시조 2022.04.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