들현호색과 박재삼 시인 들현호색과 박재삼 시인 김 재 황 봄이 되어, 고향의 들길을 걷노라면, 어렵지 않게 만났던 들꽃이 있다. 그 이름은 들현호색. 그 여인의 입술을 닮은 꽃잎도 꽃잎이려니와, 그 빛깔이 아직도 추운 겨울바람을 입에 물고 있는 듯하여 애틋함을 가슴에 안게 한다. 나는 들현호색을 만날 때.. 평론 2013.11.02
솜다리와 이성선 시인 솜다리와 이성선 시인 김 재 황 높은 산으로 올라가서 하늘문을 두드리는 꽃이여. 산을 열고 침묵을 열고, 그분이 이마를 짚어 주시는 꽃이여. 무한한 하늘의 사랑에 별빛 영혼이 눈을 뜨고 기쁨으로 몸을 떠는 솜다리여. 몇 년 전, 나는 설악산을 올랐다가 우연히 솜다리를 만나는 행운을 .. 평론 2013.10.23
금낭화와 유안진 시인 금낭화와 유안진 시인 김 재 황 노을빛 그리움을 가득 담은 꽃이여. 가늘한 목숨을 뽑아서 분홍빛 사랑을 가득 채운 주머니 꽃이여. 산으로 오르다 보면, 별별 기화요초(琪花瑤草)를 다 만난다. 그 중에서 금낭화(錦曩花)는 그 아름다움으로 단연코 두각을 나타낸다. ‘비단으로 만든 .. 평론 2013.10.13
금붓꽃과 조지훈 시인 금붓꽃과 조지훈 시인 김 재 황 하늘에서 쏟아지는 햇살을 가득 머금고, 봄바람에 덩실덩실 춤을 추는 금붓꽃. 이 세상의 슬픔은 모두 단번에 베어 버릴 듯 높이 뽑은 잎사귀, 그리고 먼 세월의 원한이란 원한은 전부 한번에 용서해 줄 듯 착하게 웃는 꽃으로 하여 봄은 더욱 밝는다. 산기.. 평론 2013.10.05
구절초와 정완영 시인 구절초와 정완영 시인 김 재 황 쓸쓸한 바람이 부는 가을, 먼 고향 언덕에서 그리움을 안고 마중하듯 피어나는 꽃이여. 반가움을 얼굴에 가득 머금고 ‘어서 오라.’고 손짓하고 있는 꽃이여. 구절초(九折草)는 고향에 계신 할아버지 모습으로 피어나는 꽃이다. 그렇듯 의젓하고 너그러움.. 평론 2013.09.28
민들레와 김후란 시인 민들레와 김후란 시인 김 재 황 비록, 이 낮은 삶이라고 하여도 그 환한 미소를 머금고 있는 모습이 진정한 사랑을 나타낸다. 따뜻한 햇살 아래, 아무런 근심을 지니지 않고 봄을 노래하는 모습이 진정한 평화를 느끼게 한다. 아, 이 세상에 사랑과 평화의 모습으로 피어나는 꽃, 민들레. .. 평론 2013.09.24
양지꽃과 천상병 시인 양지꽃과 천상병 시인 김 재 황 땅을 기며 살아가는 온유한 마음들, 빛이 내리는 저 하늘을 향해 목마른 노래를 부르고 있는 것일까. 비스듬히 일어서고 있는 여린 줄기처럼 다시 쓰러져도 결코 멈출 수 없는 사랑을 꽃 피우고 있다. 봄철마다 보슬비같이 내리는 햇살을 받고 마냥 행복에 .. 평론 2013.09.17
물봉선과 김초혜 시인 물봉선과 김초혜 시인 김 재 황 부푼 마디 사이에 보이는 물빛 시름 한 방울, 갸름한 잎 사이에 보이는 노을빛 아픔 한 자락. 아, 손이 닿으면 터져 버리는 그 순결한 진실이 핏빛 사랑 하나를 깨우는 물봉선이여. 한여름에서 초가을까지 꽃을 피우는 물봉선은, 그 입술이 붉디붉어서 누가 .. 평론 2013.09.13
바람꽃과 고은 시인 바람꽃과 고은 시인 김 재 황 이 세상의 온갖 바람 속에서 네 생명은 태어났으니, 이 세상의 온갖 바람 속에서 네 영혼은 아름다워라. 높은 산으로 올라가서 그 모습 쓰러지지 않고, 낮은 자리로 내려와서 그 마음 더럽혀지지 않아라. 한여름, 산을 올라가서 만나게 되는 바람꽃은 언제나 .. 평론 2013.09.08
초롱꽃과 조병화 시인 초롱꽃과 조병화 시인 김 재 황 여름 내내, 기다림의 환한 등불을 켜고 있는 꽃이 있다. 그 이름 초롱꽃. 초롱꽃은 그 누구를 기다리며 숲 속에서 불을 밝히고 있는가. 산바람 불 적마다 흔들리는 불빛 속으로 걸어오시는 이 누구인가. 어두움의 망각 속에서 묵묵히 다가오는 그리움의 얼.. 평론 2013.09.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