녹색시인

분꽃을 보며 김 재 황 어릴 적 소꼽친구 그 볼 곱던 옆집 분이 지금은 어디 사는지 파파 할미 되었겠지 내 마음 늙지 않으니 어린 꿈을 만난다.

이 베고니아도 예쁘기는 하다만 나무 베고니아가 난곡 입구 사랑방에서 자라고 있기에 그곳에 마음을 온통 빼앗기고 있다. 모두 기대하시라! 그 꽃이 피면 여기에 그 사진을 올리겠다.

해바라기를 보며 김 재 황 무언가를 바라보면 그 얼굴을 닮는 건지 꽃송이 생김새가 타고 있는 해와 같지? 때로는 수줍음 지닌 소녀처럼 숙인 고개.

꽃양귀비를 보며 김 재 황 당나라 현종이 아낀 그 양귀비 어디 가고 같은 이름 꽃송이들 내 앞에서 밝게 웃네 꿈에나 볼 수 있을지, 꽃보다도 그녀 얼굴.

봉선화를 보며 김 재 황 어릴 적 소꿉놀이 함께 하던 이웃 순이 저 하늘 놀빛처럼 붉게 물든 그 열 손톱 세월이 더욱 흘러도 방긋 웃고 나설 듯.

백합을 보며 김 재 황 누구에게 무어라고 말하는지 모르지만 나는 네가 하는 말을 가슴으로 듣고 있네 살려고 발버둥치는 그 아픔을 보고 있네.

접시꽃을 보며 김 재 황 누군가 나를 보며 웃고 있는 그 먼 기억 어쩌면 잊지 못한 그 젊을 적 내 첫사랑 조금은 가슴 아리게 슬픔 안고 다가선다.

베고니아 꽃을 보며 김 재 황 잎만 커다란 화초를 선물로 내게 주기에 솜씨 좋은 이웃에게 길러 달라 맡겼는데 분홍빛 고운 꽃송일 탐스럽게 피웠나니! 목베고니아.(기립성 베고니아) 학명: Begonia maculata 영명: Cane Begonia, Clown Begonia

루드베키아를 보며 김 재 황 친구는 이 꽃만 보면 내게 이름을 묻는다, "이 꽃 이름이 뭐더라? 날 듯, 기억이 안 나네." 나 역시 어려운 이름, 그냥 불러 "외래 국화."

페튜니아(petunia) 페튜니아 꽃을 보며 김 재 황 마음 귀로 듣고 있는 분홍빛 트럼펫 소리 하늘 향해 불고 있는 옛 사랑의 세레나데 아무도 말릴 수 없네, 이 봄이 가기 전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