녹색시인

붓꽃 피다! 앞에 나서지 않던 한 선비가 살며시 붓을 들었다. 바람결에 묵향 번진다.

marguerite= 마거리트 마거리트를 보며 김 재 황 옛날 그 세일러복을 입고 있는 소녀 같고 우리 옆집에 살았던 말괄량이 소녀 같은 유달리 앳된 얼굴이 나를 향해 웃고 있다.

팬지 꽃을 보며 김 재 황 가벼운 마음으로 내려앉은 꽃나비들 가쁜 숨결 다스리고 이슬 한 모금 마시고 저무는 봄하늘 서쪽 날아갈 것 같구나.

무스카리를 보며 김 재 황 먼 곳에서 이주해 온 낯선 빛깔의 얼굴들 저 베트남 아가씨가 오늘 바로 그 자리에- 쉽게만 생각지 마라, 가슴 아픈 사연 있다.

금잔화 세 꽃송이 김 재 황 환하게 웃고 있는 저 금잔화 세 꽃송이 다정한 세 친구가 함께 모여 노니는 듯 이 세상 그 모든 꿈이 바로 여기 다 있네.

*미나리아제빗과 여러해살이풀. 봄에 개화. 원산지는 지중해 지방. 학명 Anemone cornaria 아네모네의 말 김 재 황 지중해 근방 언어를 가슴에 지닌 꽃이여 적색 자색 청색 백색 등의 갖가지 빛깔들 여태껏 말해 왔는데 그 사랑을 모른다.

꽃잔디를 보며 김 재 황 작은 꽃들이 피어서 이 자리를 펼쳤지만 어찌 이곳에 앉으랴 어찌 이곳을 걸으랴 저 높은 천국을 꿈꾸듯 마음으로 뒹군다.

난곡 입구 사랑방에서 만날 수 있다. 향기가 아주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