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성대
김 재 황
사당동에서 까치고개를 오른 후,
바라보면 알 수 있다.
어두운 하늘에서 별 하나 떨어져서
꽃다운 한 목숨 피어난 곳
거센 바람 앞에 촛불 같던 옛 나라
작은 몸 크게 나서서 굳게 지키고
그 숨결 머물러 아직도 뿌리고 있는
향기를 맡을 수 있다.
조금 더 가까이 다가가 보아라.
천 년 전 꿈에 잠겨 있는 석탑에서
거란을 물리친 호령 소리 들을 수 있고
맑은 눈 다문 입의 영정에서
오늘의 진정한 용기를 배울 수 있다.
칼을 들고 나아가서 나라를 구하고
붓을 들고 물러나서 민족을 사랑한 임
그는 멀리 있지 않다.
우리 곁에 지금도 당당히 살아 있다.
까치고개를 걸어 내려간 다음,
왼쪽으로 다시 언덕을 조금 오르면
누구나 금방 알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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