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행시조

매화 핀 비원에서

시조시인 2011. 4. 22. 21:40

 

    매화 핀 비원에서

 

 

 

 

                                 김 재 황

 

가지 끝 버는 아픔 지그시 입술을 물 듯

주워 든 햇살 하나로 여린 뺨을 데워 내면

영춘루 가득한 품에 먼 역사가 살아난다.

 

 

바람만 도는 궁궐 긴 곤룡포 끌렸어도

시린 꽃 한숨이야 이슬 젖어 흐르는데

옥류천 열린 물길에 돋은 비늘 가렵구나.

 

 

하늘 밑 이른 슬픔 슬며시 응어릴 풀고

그 속살로 피운 향에 눈이 매운 서녘 노을

영화당 나른한 뜰은 마냥 꿈을 엮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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