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처럼 구름처럼

2013년 4월 20~21일, 고대 농학과 61학번 부여 나들이

시조시인 2013. 4. 21. 21:56

 

이번 나들이는 김유철 형의 초청으로 이루어졌다. 빨간 모자 김유철 박사. 빨간 상의 양민남 회장.

이정민 형이 사진기를 들고 있다. 백마강에서 고란사 쪽으로 배를 타고 가며.

 

 

*낙화암. 배를 타고 가며.

 

 

*고란사. 배를 타고 가며.

 

 

*고란사에서. 주용성 형이 꽃처럼 활짝 웃고 있다.

 

 

*고란초는 어디 있는가?

 

 

*김유철 형의 농장 숙소. 이곳에서 우리는 하루를 묵었다.

 

 

*정다운 대화를 나누고 있다. 12시 시계방향으로 심기섭 형, 양민남 형, 이영선 형, 김유철 형, 주용성 형,

진영호 형, 강갑병 형 이정민 형

 

 

다른 방향에서. 이정민 형이 기발한 발상을 이야기하고 있다.

 

 

무슨 이야기이기에 이리 심각한 표정인가?

 

 

*길을 잘못 들어서 이리 저리 헤맸는데, 저 산이 바로 마이산? 그럼 여기가 어디인가?

 

 

*회장님과 이정민 형이 무엇인가 이야기하고 있다.

 

 

*우여곡절 끝에 다시 만나서 늦은 점심을 들다.(유성 기사식당)

 

 

*좌측- 강갑병 형, 이정민 형, 이영선 형, 진영호 형. 우측- 심기섭 형, 주용성 형, 가운데는?

 

 

*아, 가운데는 양민남 회장님! 점심인데도 술 한 잔씩 했다. 운전을 하는 이정민 형과 심기섭 형은 빼고.

길을 잘못 드는 바람에 드리이브는 잘 했으나, 원래의 계획대로 온천에 몸을 담그지는 못했다. 모처럼 대학의 벗들이 만났으니, 어찌 즐겁지 않겠는가. 그저 이야기 꽃을 피우느라 기득 피어난 봄꽃들은 안중에 없었다.--- 덕분에 즐거웠습니다.(녹시)

 

[시조 한 수]

 

낙화암

 

 

     낙화암을 바라보며

 

             김 재 황

 

 

 

꽃 같은 궁녀들이 뛰어내린 바위 아래

 

오늘은 벚나무가 꽃을 가득 피웠구나

 

백마강 열린 물길에 누워 있는 그림자여.

 

 

[나들이 이야기]

 

 

                                                       씨니어들의 부여 나들이

 

  우리는 안암의 언덕에서 처음 만났다. ‘맹수는 굶주려도 풀을 먹지 않는다.’라는 기상을 지닌, 우리는 고대 농학과 61학번의 교우들이다. 그러니까, 우리의 만남은 이제 50년이 훌쩍 지났다. 그 동안 우리의 모임은 한 달에 한 번씩은 이어져 왔다. 그러나 거의가 저녁에 만나서 술 한 잔을 나누며 회포를 푸는 정도였다. 이 모임의 이름은 삼목회’(三木會)! 이름에서 짐작할 수 있듯이 매달 셋째 목요일에 만난다.’라는 뜻이다.

  지금은 이 모임을 양민남 형이 이끌고 있다. 그런데 나는 월요일과 목요일에는 아르바이트를 하러 다닌다. 그래서 이 모임에는 빠질 수밖에 없었다. 그 대신에 나는, 작년부터 고대 61학번 교우 두 사람(백승돈 형과 이정민 형)과 함께 매달 한두 번씩은 우리나라 전역에 흩어져 있는 천연기념물 나무들을 만나러 다닌다. 작년 9, 우리는 고창 지역 천연기념물 탐방 나들이에 양민남 형을 초청했다. 그래서 하룻밤을 함께 지내며 많은 이야기를 나누었다. 그때, 나는 양민남 형으로부터 앞으로 매년 한두 번의 지방 나들이를 계획하고 있다는 말을 들었다.

  그 결과로, 작년 11월에는 양양 갈천리 나들이가 이루어졌다. 그리고 이번에는 두 번째로 부여 나들이가 계획되었다. 특히 이번의 나들이는, 부여에 살고 있는 김유철 형의 초청으로 이루어졌다고 한다. 나는, 양양 갈천리의 나들이는 참석하지 못하였을 뿐만 아니라, 김유철 형과는 대학을 졸업하고 처음 만나는 자리였기에 꼭 참석하겠고 전했다.

  2013420일 아침 9, 우리는 전철 1호선 제기역에서 만난 후에 이정민 형이 몰고 온 봉고 차에 몸을 실었다. 양민남 형을 비롯하여 이영선 형과 진영호 형과 강갑병 형과 내가 우선 1차로 그곳에서 만났다. 그리고 차를 타고 가다가 주용성 형이 2차로 합류하였고, 심기섭 형은 자신의 승용차를 타고 와서 3차로 모두 만났다. 나는 심기섭 형의 차로 옮겨 타고 목적지인 부여로 향했다.

  김유철 형이 금강 구드래나루터에서 우리를 기다리고 있다는 연락이 왔다. 우리는 길을 잘못 들어서 좀 헤매기는 했어도 잘 찾아갔다. 오랜만의 재회였지만, 키가 큰 김유철 형은 멀찍이에서도 대번에 알아볼 수 있었다. 이 얼마나 반가운 만남인가! 그 나루터에서 우리는 유람선을 타고 낙화암을 둘러본 후에 하선하여 고란사로 갔다. 예로부터 고란사는 고란초로 하여 그 이름을 얻었다는데, 정작 고란초는 확인하지 못했다. 그저 멀리서 사진 한 장을 찍었을 뿐이다. 다시 유람선을 타고 주차장으로 오는 동안, ‘백마강 노래가 가슴을 적셨다.

  김유철 형은 자신의 농장에 마련한 주택으로 우리를 안내했다. 그곳에 차를 정차시킨 후, 우리는 그가 안내한 식당으로 가서 저녁을 먹었다. 푸짐한 소고기 안주로 술을 들며 이야기꽃을 피웠다. 김유철 형이 너무 크게 한턱을 썼다. 물론, 숙소는 김유철 형의 농장 주택이다. 숙소로 돌아온 후에도, 다시 술자리가 이어졌다. 어찌 그 귀한 시간에 잠들 수 있겠는가.

  자정이 넘어서야 잠자리에 들었다. 날이 밝자, 김유철 형이 아침밥을 준비해 주었다. 큰 민폐가 아닐 수 없다. 하지만 옛 벗들을 위한 베풂의 기회가 다시 쉽게 오기는 어려울 터이니, 그에게 베풂의 기회를 주는 것도 좋은 일이라고 여겼다. 그 후, 우리는 김유철 형과 뜨겁게 작별하고 귀경 길에 올랐다. 돌아올 때에는, 유성 온천에 들러서 목욕이나 한 번 하자고 했는데, 길을 잘못 드는 바람에 드라이브만 실컷 했다. 그래도 즐겁기만 했다. 오는 도중에 바쁜 친구들은 하나씩 둘씩 먼저 떠났다. 그리고 양민남 회장과 이정민 형과 주용성 형과 나, 모두 네 사람이 아침에 만났던 제기역근처에서 갈비탕으로 저녁을 해결하고 아쉬운 작별을 고했다. 정말이지, 이야기꽃을 피우느라 들에 핀 꽃들은 안중에 없었다. 여행은 어디를 가느냐가 중요한 게 아니고 누구와 가느냐가 중요하다는 사실을 재확인한 나들이였다.(: 김재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