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상문

국중하 수필집 '내 마음의 풍경'

시조시인 2013. 7. 20. 13:34

 

 

 

(독후감)

 

국중하 수필집 내 마음의 풍경을 읽고

 

김 재 황

 

나는, 2013719, 귀한 수필집 한 권을 받았다. ‘내 마음의 풍경이라는 수필집이다. 책상 위의 잘 보이는 곳에 놓아두었다가 다음날 아침 일찍부터 읽기 시작하여 12시가 거의 되어서야 모두 마쳤다. 모든 작품이 저마다 독특한 맛을 지녔다.

우선 책머리에서를 읽으니, 저자 손자의 여산재 할아버지란 재목의 글이 눈에 띈다. 유치원생이라고 하는데, 글 솜씨가 놀랍다. 저자가 자랑할 만하다고 고개가 끄덕여진다. 1부로 들어간다. 여기에 못내 기다려지는 골탕먹기라는 제목으로 손자 이야기가 다시 나온다. 네 살짜리 외손자! 이름은 권무진’. 아직 손자를 얻지 못한 나로서는, 그저 부럽기만 하다. 저자는 가족을 이끌고 제주도 여행을 다녀왔는데, 그 내용이 수필 여름 가족 휴가 중에 잘 담겨져 있다. 제주도라면 나와 인연이 꽤 깊은 곳이다. 1980년대를 걸쳐서 10년 동안을 살았으니까. 나는 서귀포 미악산 아래에서 귤나무 밭을 햇수로 10년 동안 가꾸었다. 수필 중에 다금바리란 이름이 거론되자, 눈이 반짝 떠진다. 이 생선회는 그야말로 일미다. 젓가락으로 회 한 점을 들어 올리면 무지개 빛깔이 나타난다. 이 바닷고기는 그 크기가 크다. 그래서 낚시로는 잡기 어렵고 작살로 잡는데, 작살을 맞고 바위틈으로 들어가면 꺼내기가 쉽지 않다고 한다. 계속해서 수필들이 내 시선을 잡고 놓지 않는다.

그러다가 작품 건지산 여행에서 눈이 잠깐 멎는다. 무엇보다 건지산이란 산의 이름이 마음에 든다. 그리고 범바위도 등장한다. 이 이름도 친근감이 간다. 아니, 이름 있는 산이라면 이런 바위는 하나쯤 있다고 여겨진다. 그 다음 돌이켜본 내 삶의 궤적에서 저자가 19362월에 태어났음을 알게 된다. 나보다 6년이나 인생 선배다. 고등학교 2학년 당시에 집을 나와서 독립생활을 하였다고 한다. 이는 아무나 할 수 있는 일이 아니다. 그뿐만 아니라, 대학 1년 때에 군대에 자원입대까지 했다. 그 결심이 바위처럼 단단하다. 나는, 대학 4년 동안을 부모님 도움으로 다녔고, 대학을 졸업한 후에야 현지 입대하였다. 비교가 된다. 다음 작품인 언제나 시작 또 도전인 삶을 읽으며, 그런 일들이 우연히 이루어진 게 아니라는 점을 확인한다. 놀랍게도 대형폐선을 이용하여서 서산 간척지 마지막 물막이공사에 사용할 것을 건의한 게 바로 저자라니, 놀라움에 입이 다물어지지 않는다.

그러다가 작품 아직도 미완성인 나의 집에 이르러서 다시 호기심이 크게 일어난다. ‘어떤 집이기에?’라는 반문과 함께, 호기심에 눈을 빛낸다. 저자가 짓고 있는 요상한 집은 논산훈련소 인근이란다. 논산훈련소!’ 1965년 여름, 나는 가까스로 군대에 입대하여 논산훈련소로 가서 기초훈련을 받았다. 우의를 등에 차고 M1을 가지고 다녔다. 물론 사격도 이걸로 했다. 소금주머니도 차고 다녔는데, 목이 너무 말라서 논물을 엎드려 마시기도 했다.

그 다음의 작품 여산 다실 차부인은 그야말로 압권이다. ‘차부인을 얻게 된 경위와 몹쓸 병에 걸린 차부인을 구사일생으로 살려낸 이야기가 전개된다. 무식한 나로서는 겨우 죽부인이나 알 정도인데, ‘차부인에 대한 이야기에 눈이 크게 떠진다. 농구선수처럼 키도 크고 미모가 뛰어난 차부인이 있고, 별도로 차방을 두고 고고학자만 골라 모시는 차부인이 있으며, 만국기와 외국 내방객의 방문 기념품을 가득 안고 있는 차부인도 있다니 가히 놀랍다.

그리고 수필 우체통에 둥지 튼 새 집은 참으로 참신한 녹색작품이라고 할 수 있다. 우체통에 깃든 박새 이야기가 눈물겹다. 또한, 그 사실을 알고 그들을 보호하려는 마음이 아름답다. 그리고 거기에 기울인 마음이 얼마나 따뜻했는가를 알려주는 단편이 있다. 새를 전문적으로 연구하는 학자가 아니고서는 쉽게 알 수 없는, ‘진박새라든가 쇠박새라는 등의 이름이 등장한다. 이 작품에는 그 외에도 박새의 번식에 대한 이야기가 오밀조밀 전개된다.

그리고 제2부로 넘어간다. 음악회 이야기들이 수필 작품으로 되어 있다. ‘나눔 음악회라든가 섬마을 콘서트라든가 참 좋은 음악회등에서 내가 모르고 있던 음악의 세계에 푹 빠진다. 또 한 작품 용선을 타다에서는 카누의 이야기를 만난다. 나는 카누를 탄 적이 없다. 고작 나룻배를 탄 게 전부이다. 더 나아가서 자랑스러운 친구들이란 수필을 읽는다. 좋은 친구들을 둔 사람이 진짜 부자라고 생각한다. 그런 사람이 늘 부럽다. 수필 천만 번 인사 나누기를 본다. , ‘건지산이 여기에 다시 등장한다. 그렇구나, 건지산은 전북대학교 학술림이 지정되어 있는 곳이로구나! 이 산을 오르내리며 저자는 만나는 사람에게 인사하기를 실천한다니, 참으로 내가 배워야 할 일이 아닐 수 없다. 한 편 한 편 음미하며 수필들을 읽어 나간다. 그러다가 이번에는 여산다실 학손님이란 작품 앞에서 눈길을 멈춘다. 인산 김일훈! 죽염으로 유명한 그분 아닌가! 그에 대한 이야기에 깊이 빠져든다.

이제는 제3부로 넘어간다. 처음 작품 신비의 바닷길에서 진도를 만난다. ‘울돌목뽕할머니사당’. 시간을 내어서 꼭 찾아가 보아야 하겠다는 생각을 한다. 작품 센다이문화 탐방을 읽고 나서 작품 천왕봉에서를 읽는다. 천왕봉이라면 지리산의 높은 봉우리인데, 저자는 거뜬하게 올랐다. 나는 엄두가 나지 않는다. 수필 바래봉 철쭉제를 읽다가, ‘와운 마을에 있다는 천연기념물 제424지리산천년송소식에 접한다. 눈이 번쩍 빛난다. 지금은 잠시 중단된 상태지만, 나는 작년 초부터 올 5월까지 우리나라 전국의 천연기념물 나무들을 만나러 다녔다. 모두 20회를 다녀왔는데, 다시 기회를 잡게 되면 이어서 계속할 생각이다. 아직 이 지리산천년송은 만나보지 못했다. 그리고 책장을 넘겨 가다가, ‘담양 금성산성에서를 눈여겨본다. 담양이 대나무 산지임은 잘 알고 있는 사실이다. 그러나 금성산성은 잘 알지 못했다. 그 내용을 가슴에 담았다. 작품 두 동강난 천안함에서 잠시 묵념을 보낸다. 이를 두고 일부 사람들은 아직도 배에 결함이 있었다고 말한다. 이 글을 그들에게 모두 읽히고 싶다. 진실은 아무리 감추려고 하여도 감출 수 없음을, 그들은 알아야 한다. 한참을 더 읽어 가다가, ‘참 좋은 세미나라는 수필을 만난다. 여기에 놀랍게도 초등학교 2학년 학생의 작품이 소개된다. 작품이 인데, 그 글의 솜씨가 예사롭지 않다. 나는 믿는다. 이 정도의 솜씨라면 이담에 커서 훌륭한 시인이 될 게 분명하다. ‘라면 나도 할 말이 있다. 나는 농촌지도사로 의정부에서 근무한 적이 있는데, ‘쥐잡기운동을 담당하였다. 그래서 학교 선생님들을 모아 놓고 쥐에 대한 생태와 그에 따른 포획방법등에 대해 교육을 실시하기도 했다.

4부로 가서는, 나에게 다소 생소한 사업경영에 대한 이야기를 듣는다. 눈이 조금씩 뜨이는 듯싶다. 그리고 현대제철 방문에서 박태준 회장 이야기를 듣는다. 대단한 분이다. ‘포스코는 친근하다. 언제부터인지 기억할 수 없을 만큼, 긴 기간 동안 그곳에서 발행하는 신문을 나에게 보내오고 있다. 더 나아가서 조선의 심장 평양산업에서 북한 이야기도 듣는다. 그 동안 내가 모르고 있었던 여러 이야기가 있었음을 짐작한다. 중국과도 그렇고 인도와도 그렇고 일본과도 그렇다. 새로운 눈을 조금은 뜨게 되었다. 이어서 수필 인도 타타자동차 방문을 읽는다. 나는 인도에 대해서 흥미가 있다. 기원전 2500년 전의 인도 이야기, ‘숫시인 싯다르타를 집필한 이유 때문일까? 실제로 인도는 한 번도 가본 적이 없다. 마침내 수필 하노버 박람회를 끝으로 44편의 모든 작품을 읽었다. 저자의 노고를 치하한다.